13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 영국대사관에 마련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추모 공간에서 김명례 씨가 조문록을 작성하고 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하늘의 별이 되셨군요. 하늘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
13일 서울 중구 주한 영국대사관 지하 1층. 김명례 씨(71·서울 중구)가 이곳에 마련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추모 공간에서 한 글자 한 글자 조문록을 써 내려갔다.
13일 주한 영국대사관 추모 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조문록을 작성하고 여왕의 사진 앞에서 묵념했다. 임덕규 씨(87·서울 은평구)는 “오랜 기간 국가에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준 여왕에게 존경심을 가져왔다”라며 추모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했다.
조문객들은 주한 영국대사관 제막식 때 세워진 비석 앞에 추모의 뜻을 담아 꽃을 놓기도 했다. 김덕기 씨(52·서울 중랑구)는 “여왕 추모를 통해 한국과 영국 사이 정치·경제 교류가 왕성하게 이어졌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이날 대사관에는 우리 국민뿐 아니라 국내에 거주하는 영국인들의 추모 발길도 이어졌다. 사도하라 제클린 씨(45)는 딸(17)과 함께 조문록을 적고 비석 앞에 꽃을 놓았다. 그는 “명예롭고 바른 삶을 보여줘서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적었다”라며 “모두가 추모 공간에서 평화를 기원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정·재계 인사들을 위한 추모 공간은 대사관 관저에 따로 마련됐다. 이날 주한 유럽연합(EU)대사, 우크라이나 대사, 루마니아 대사, 정의선 현대동차그룹 회장 등이 대사관 관저를 방문해 추모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이곳을 찾아 조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