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의 그늘] 비금융기업 2만2388개사 분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지난해 영업활동만으로는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 수가 2019년 대비 2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기업구조조정 제도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한계기업은 2823개로 2019년의 2283개보다 540개(23.7%) 증가했다. 한계기업에 근무하는 종업원 수는 31만3725명으로 같은 기간 26.7% 늘었다.
한경연 의뢰를 받은 김윤경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는 2017∼2021년 외부감사법을 적용받는 비금융기업 2만2388개사를 분석했다. 3년 연속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크면 재무적 곤경이 지속되는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문제는 올해 기업들의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국가별 긴축재정이 확대되고 경기 후퇴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또 높은 변동금리로 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더 한계상황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제도적 장치를 통해 기업 구조조정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각각 내년과 내후년 일몰 예정인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과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을 상시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촉법은 부실 징후 기업의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관할하고, 기활법은 사업재편을 지원한다. 김 교수는 “정책 불확실성으로 기업의 구조조정 계획이 왜곡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관련 법에 대한 논의가 신속히 시작돼야 한다”고 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