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강성 지지층, 조정훈 압박 趙 “여야, 특검 말고 경제로 겨뤄야”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별검사 법안 발의에 반대 입장을 밝힌 시대전환 조정훈 대표(사진)를 상대로 “동의하지 않으면 역사적 책임”이라며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은 13일 조 대표에 대한 공개 압박을 시작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조 대표도 여러 가지 수사 과정에서 불합리한 부분, 또 불공정한 부분들을 계속 보게 되면 인내심이 한계를 드러낼 거라고 본다”면서 “역사적 책임은 아마 본인이 혼자 지긴 어려워 보인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MBC 라디오에서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고, 국회의원들은 머슴”이라며 “주인이 하라는 대로 머슴은 해야 된다”고 조 대표에게 특검 법안 찬성을 촉구했다. 조 대표는 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비례대표 입성에 성공했다. 더불어시민당은 총선 이후 민주당과 합당했지만 조 대표는 민주당으로 가지 않고 시대전환행을 택했다.
민주당이 조 대표를 압박하는 건 특검법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때문이다. 패스트트랙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재적 위원 18명 중 5분의 3(11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10명이라 조 대표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추석 밥상의 민심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나 ‘김건희 특검’이 아니라 경제 문제”라며 “특검 법안을 가지고 여야가 공전하는 상황보다는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놓고 여야가 겨뤄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어 “휴대전화로는 매일 700∼800개가량의 문자폭탄이 쏟아지고 있다”며 “항의 전화도 많지만 스스로 민주당원이라고 밝힌 사람들의 응원 전화도 많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또 김 여사에 대한 특검을 국정 정상화의 조건으로 내걸고 여당에 수용을 촉구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특검은 윤석열 정권의 도덕성 회복과 국정 정상화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관련 의혹 진상규명단을 14일 출범하고 대통령실을 향한 공세 수위를 계속 끌어올릴 계획이다.
야당의 공세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이 대표의 사당(私黨)”이라며 “이 대표가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이 나오면 선거보전 비용 434억 원을 반환해야 한다. 그야말로 ‘패당망신(敗黨亡身)’”이라고 날을 세웠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