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이렇게 푼다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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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 자료인 국세청 2020년 통계에 따르면 스튜디오와 직원 없는 ‘1인 유튜버’가 2019년 2361명에서 2020년 1년 만에 1만9037명으로 8.4배 늘었다. 작년과 올해 역시 증가속도가 수그러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이 분야 전문가들의 추산이다.
인구 수 대비 수익 창출 유튜버가 한국이 529명당 1명(미국은 666명당 1명, 일본은 815명당 1명)으로 2020년 현재 전 세계 1위라는 통계도 있다.
<아래 사례는 실제 경험입니다. 층간 소음 관련 고충이 있으면 자세한 내용을 메일(kkh@donga.com)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적절한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사례: 심야 유튜브 제작 소음 급증…출퇴근 직장인은 어쩌라고
서울 성북구의 아파트에 3년째 거주하고 있는 30대의 평범한 미혼 회사원입니다.
그동안 ‘층간소음’ 갈등으로 폭행 살인까지 벌어진다는 끔찍한 뉴스를 볼 때마다 남의 이야기인줄 알았습니다. 예민한 사람들이 약간의 소음을 괜히 침소봉대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이사 온 지 처음 며칠 혼자 산다는 위층 집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직장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음악을 틀어 놓고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줄 알았습니다. 직장 스트레스 풀기 위해 저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하루 이틀이 아니고 매일 밤 10시가 넘어가면 음악소리, 통화하는 소리, 심지어 바닥에 물건을 떨어뜨리는 소리, 발 망치 소리가 계속 들렸습니다. 잠 못 드는 밤이 이어져 근 1년이 넘어서고 있습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물어봤더니 위층 주인이 유튜버로 매일 밤 집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생업 문제라 이해하고 싶어도 저 역시 출퇴근이 생업입니다. 퇴근 후에는 집에서 쉬고 잠도 제대로 자야 다음 날 일을 합니다. 이제는 위층 소음이 거슬려 집에 들어가기가 겁이 납니다. 위층만 생각하면 혈압이 오릅니다. 이제 언론에 층간소음 사건 사고가 보도되면 층간소음 피해자의 심정을 100% 이해하게 됐습니다. ‘잘못하다가는 나도 큰 사고 칠 수 있겠다’ 싶어 스스로가 겁이 납니다.
작은 집이나마 힘들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뤘고 이 집에서 결혼까지 생각했는데 이제는 층간소음에 하루하루가 고통스럽기만 합니다. 가해자는 위층인데 내가 돈 들여 이사를 가야하나요? 어떻게 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나요?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해법
유튜브나 개인방송 제작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이들은 생업문제라면서 쉽게 양보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계별 해법을 제시해봅니다. 1단계로는 어떤 소리가, 어느 시간대에 들리는 지 구체적인 내용을 관리소나 층간소음관리위원회에 알립니다. 수면시간에는 촬영을 피하고 촬영하는 공간에 매트 설치와 방음시설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요청합니다. 직접 인터폰을 하거나 대면 대화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감정이 격해지기 쉽습니다.
3단계, 그래도 개선이 안 될 수 있습니다. 그 때는 참고 살 수 만은 없습니다.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경찰관이 층간소음의 피해를 알려주고, 주의를 주는 것만으로도 일정 부분의 효과가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경범죄 처벌도 가능합니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