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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미디어아트로 무장한 ‘명량대첩축제’ 2년 만에 열린다

입력 | 2022-09-15 03:00:00

컴퓨터 그래픽으로 해상 전투 재현
주요 프로그램 야간에 배치해 운영
평화-화합 미래지향적 메시지 전달



2019년 명량대첩축제 때 울돌목에서 어선들이 해전 상황을 재현하고 있다. 올해 축제에서는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미디어로 해상 전투를 재현한다. 전남도 제공


전남도가 축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변화를 시도한다. 그 첫 무대가 30일 개막하는 ‘2022 명량대첩축제’다.

개막식과 주요 행사를 야간에 개최하고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미디어로 해상 전투를 재현한다. 드론으로 해전 진법을 펼쳐 보이고 판옥선을 미디어아트로 꾸미는 등 특색 있는 볼거리를 선사한다.

명량대첩축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2년 만에 개최된다. 울돌목을 사이에 둔 전남 진도군 녹진관광지와 해남군 우수영관광지에서 ‘울돌목 페스타, 명량 빛을 품다’를 주제로 10월 2일까지 펼쳐진다. 명량대첩은 1597년 9월 16일 조선 수군과 전라도 어민이 울돌목에서 일본 수군을 크게 물리친, 세계사에서 빛나는 해전이다.

2008년부터 13회째 개최한 명량대첩축제는 출정식, 해상전투 재현 등의 대표 프로그램이 큰 변화 없이 정체됐다는 지역민과 전문가의 의견이 있었다. 특히 해전 재현에 어선이 많게는 100척 넘게 동원되면서 비용이나 안전 문제 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올해 축제의 메인인 개막식을 야간에 개최하고 ICT를 활용한 컴퓨터 그래픽(CG)으로 해상전투를 재현한다. 개막식 첫 프로그램인 미디어 명량해전은 오후 7시 진도 주 무대에서 펼쳐진다. 가로 20m, 세로 5m 크기의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울돌목을 배경으로 제작된 10분짜리 해상 전투 장면을 보여준다.

이어 ‘범 내려온다’로 잘 알려진 이날치 밴드가 단독 공연을 한다. 개막식 하이라이트는 오후 8시부터 30분 동안 펼쳐지는 드론 불꽃쇼. 불꽃장치를 정착한 드론 300여 대가 당시 전투에서 활용한 일자진을 펼쳐 하늘에서 해상 전투의 모습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개막식에 앞서 영화 ‘명량’으로 1761만 관객을 동원하고, 최근 개봉한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제작한 김한민 감독이 ‘명량’을 주제로 특별 초청강연을 한다.

전남도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 총연출을 맡았던 양정웅 감독을 축제 총감독으로 선임하고 다양한 미디어아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축제장에 작가 아트놈(본명 강현하)이 새롭게 제작한 설치작품을 전시하고 녹진관광지의 이순신 동상과 우수영관광지의 판옥선에 조명과 라이트를 활용한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또 다양한 꽃과 문양의 조명 경관예술이 밤거리를 수놓는다.

양정웅 총감독은 “50여 나라 150개 도시의 다양한 축제를 경험해 본 결과 주요 프로그램을 야간에 배치해 운영하는 것이 세계적 관광의 흐름”이라며 “야간 프로그램 위주로 축제를 개최하고 평화와 화합이라는 미래지향적 메시지를 전달해 세계적인 축제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이번 축제를 계기로 ‘2022∼2023 전남 방문의 해’를 맞아 관광객 1억 명과 외국인 관광객 300만 명 유치로 문화관광 융성의 시대를 열겠다는 전략이다.

김석훈 전남도 관광산업팀장은 “이번 축제는 ICT를 활용한 첫 축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축제의 반응을 살펴본 뒤 어선을 동원한 해상 전투 장면 재현 행사를 다시 열 것인지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