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4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도착, 민사51부 법정으로 이동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2.9.14 사진공동취재단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채무자(국민의힘) 측이 각하 전술을 쓰는 것 같다”, “빌미를 만들어서 제명 시나리오, 이런 것을 만들어서 (이준석은) 당원이 아닌데요, 이렇게 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당 윤리위 전체회의가 다음 가처분 심문 기일인 28일 예정된 것에 대해 “28일도 제 생각에는 디코이(decoy·미끼) 같은 것이라고 본다”며 “윤리위라는 것이 사실 오늘 열겠다고 하면 오늘 저녁에 열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가 개정 당헌에 따라 이미 해임됐고, 윤리위 징계로 당원권이 정지됐기 때문에 ‘당사자적격’이 없어 가처분 신청을 각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 사건을 일괄 심리하는 28일과 윤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나는 18일 사이에 윤리위를 열어 자신을 제명하는 ‘각하 전술’을 구사할 것이라는 게 이 전 대표의 주장이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휴가 사이에 비대위를 완료하라는 식의 어쨌든 지령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때(첫 비대위 출범)도 나토 간 사이에 (국민의힘에서) 엄청나게 공격이 들어왔다”면서 “이번에 또 순방 가신다고 하는데 그사이에 아마 또 뭔가를 꾸미고 있지 않을까, 이제 패턴이 노출됐다”고 했다.
그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이 ‘혐의 정황’이 드러났다는 식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근거로 윤리위가 징계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김 의원도 잘 알겠지만 결행일은 결국 대통령이 해외 가셨을 때, 무슨 일이 터져도 용산에 가서 마이크를 들이댈 수 없을 그런 시점을 노릴 것”이라고 했다.
앞서 김웅 의원은 지난 3일 비대위 전환에 반대하는 당원 모임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가 서울 강남구에서 개최한 제1회 토크콘서트에서 “경찰이 아마 ‘그 유흥주점에 이 대표가 간 것은 인정되나, 공소시효가 지났다’ 이런 식으로 애매모호하게 발표해서 그걸 가지고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징계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내일 경찰 조사를 받느냐’는 질문에 “아니요”라며 “저는 변호사에게 ‘가처분 일정과 섞이지 않게 하라’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16일이라는 날짜가 흘러나갔는지 경찰도 모른대요”라며 “그래서 좀 어떤 상황인지 모르겠는데 하여튼 16일은 아닌 걸로”라고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는 ‘28일 윤리위 후에 출석할 것이냐’는 질문에 “윤리위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긴 한데 품위유지위반이나 해당(害黨)인 이런 것은 아무거나 걸 수 있다”며 “(윤리위 일정과) 수사는 크게 결부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이어 “(가처분) 심문까지 2주 정도 남았으니까 상황 봐서 판단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9.15/뉴스1
그는 ‘윤 대통령이 이XX, 저XX’ 했다는 것은 확실히 들은 것이냐‘는 말에 “그렇다. 그것보다 한 단계 높은 것도 많이 들었다”면서 “뭐뭐뭐 할 뭐뭐”라고 했다. 진행자가 ’뭐뭐뭐 할 XX라는 뜻이냐‘고 재차 질문하자 이 전 대표는 “네”라고 했다. 진행자는 “방송용으로는 부적격할 것 같아서 여기까지만 듣기로 하자”고 했다.
그는 “정진석 부의장이 오히려 무슨 실수를 한 적 있냐면 (윤 대통령) 장모가 10원 한 푼 받은 적 없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랬다가 대통령이 ’나는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그랬다”며 “그런 것이 오히려 문제다. 한 적 없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든지 그런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이 전 대표는 “예를 들면 정 부의장도 공천 한 번 떨어지면 가처분을 낼 것”이라며 “보통 공천에서 자기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생각한다면 가처분 다 낸다. 예전에 주호영 대표도 냈다”고 했다. 이어 “그것도 또 남부지검으로 갈 거다. 그러니까 다들 언행을 신중히 해야 한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