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2022.9.14 뉴스1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 나서는 18일 이후 당 차원에서 자신을 제명시키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초 16일로 알려졌던 성접대 의혹 관련 경찰 조사 일정을 이달 말 이후로 조율하겠다고 밝힌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자신을 거친 욕설로 지칭했다며 장외 여론전도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15일 CBS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법정에서) 내용을 다투기보다는 각하 전술을 쓰는 것 같다”며 “빌미를 만들어 제명 시나리오로 갈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윤리위원회 추가 징계 등으로 아예 당원 자격을 박탈시킨 다음 법정에서 “당원도 아닌 이 전 대표가 당헌 개정 및 정진석 비대위원장 임명 무효 가처분 신청을 낼 자격이 없으니 사건을 각하시켜 달라”고 주장할 거란 취지다. 그는 당의 제명 시도는 윤 대통령이 해외 순방으로 자리를 비우는 18~24일 사이가 될 거라고도 주장했다.
또한 16일로 알려진 성접대 의혹 관련 경찰 출석 일정을 두고 “16일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정진석 비대위’ 무효화 가처분 신청 심문이 열리는 28일 이후 경찰에 출석하는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앞으로 부산 경남 지역을 누비며 당원들을 만나는 현장 행보에 나서며 당 지도부를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정치적 운명이 걸린 가처분 신청 결과를 앞두고 보수의 근거지인 영남 지역의 지지세를 공고히 하려는 속내로 풀이된다.
특히 이 전 대표가 당원 가입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을 두고 김행 비대위원은 “당심을 본인의 정치적 목적으로 흔드는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이준석 말 듣고 가입한 당원은 민주주의의 적이라는 얘기는 좀 많이 나간 것 같다”고 응수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