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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기업 재고 증가율 26년만에 최고…경기침체 본격화 우려

입력 | 2022-09-16 10:20:00

출하량 감소폭>생산조정 속도…하반기 ‘경기 급락’ 주의보




올 2분기(4~6월) 전년 동기 대비 제조 기업 재고지수 증가율이 26년 만에 최대 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기업 재고가 대외변수에 따른 일시적 조정이 아닌 본격적인 경기침체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4일 ‘기업 활동으로 본 최근 경기 상황 평가’ 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분기 산업활동동향의 제조업 재고지수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이 18.0%를 기록해 분기 기준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 2분기(22.0%) 이후 26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지수는 경기 예측을 위한 주요 경제지표 중 하나로, 기업이 보유한 제품 재고량의 변동을 지수화해 그 증감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한 수치를 말한다.


2019~2022년 제조업 생산-출하-재고지수 증감률. 자료 : 통계청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근의 재고 증가 흐름은 지난해 2분기를 저점으로 4개 분기 연속 상승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 기준으로 이처럼 장기간 재고지수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2017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라고 대한상의는 밝혔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재고지수 증감률이 중소기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해당 기간 -6.4%에서 22.0%로 치솟았으나, 중소기업의 경우 1.2%에서 7.0%로 상대적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실제 재고자산의 증가율을 따져본 결과 올 2분기 제조업 전체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 업종별로는 ‘비금속 광물제품’(79.7%), ‘코크스·연탄 및 석유정제품’(64.2%),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58.1%), ‘1차 금속’(56.7%) 등의 재고자산 증가율이 특히 높았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재고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의 수요 침체로 인한 출하량 감소 속도가 더욱 가파르다는 점이다. 제조업 생산지수와 출하지수는 4개 분기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 특히 출하 감소폭이 생산 감소폭보다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대한상의는 설명했다. 판매 부진이 급격히 닥쳐오면서 기업들이 생산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데 지연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3분기(7~9월)부터는 생산 감소가 본격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대한상의는 전망했다. 기업들이 공장 가동률을 낮추게 되면 유휴 인력이 발생하고 그만큼 고용과 신규 시설투자가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상당수 기업은 올해 채용 및 시설투자를 재검토하거나 보류하는 추세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하반기 경기 급락에 대응하기 위해 가용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며 “정부가 최근 무역수지 개선, 중장기 수출경쟁력 강화 지원 등 수출 종합 전략을 발표한 만큼 이를 조속히 실행에 옮기는 한편, 코세페(코리아 세일 페스타)·동행세일 등 내수 진작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반기 중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도영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