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부 쌀 매입 관련 ‘양곡관리법’ 처리 놓고 대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16일 오전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전주=뉴시스
여야가 정부의 쌀 매입과 관련한 양곡관리법 처리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본회의 처리를 위한 ‘속도전’에 나섰고,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얕은 술수를 부리지 말라며 맞서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6일 “일부에서는 지나친 속도전, 일방동행 아니냐고 말하지만 국민께서 필요로 하는 것이고 국가안보 특히 식량안보의 핵심적인 요소인 주곡 가격 유지를 위한 활동에 여야가 어디에 있겠느냐”며 “이런 것이야말로 속도전으로 국민의 뜻에 따라서 주어진 권한을 최대치로 행사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전북도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앞으로도 해야 할 일들이 많겠지만 민생에 관한 일, 국민이 원하는 필요한 일들은 주어진 권한을 최대한 행사해서 신속하게 결과물, 성과물을 만들어 내겠다”며 “국민의힘 측에서도 공연히 발목 잡지 말고 쌀값 유지 정책에 대해서 흔쾌히 협력해 주길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현장에서 “어제 민주당 의원들 중심으로 (국회) 소위에서 의무격리 제도 도입하는 법안이 통과됐다”며 “농민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농촌을 보호하고 지방소멸을 막는 핵심적인 정책인 쌀값 지지 정책을 법안으로 만들어 낸 의원들께 고생했다고 박수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15일 과잉 생산된 쌀의 정부 매입을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양곡관리법을 (국회) 본회의에서도 반드시 통과시켜 쌀값에 대한 국가의 보호를 제도화하겠다”며 “그것이 민생위기에 맞서 국민의 삶을 지킬 정치의 의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가운데)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어제 불법 날치기 통과를 자행한 민주당의 행태는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듯하다”며 “쌀값 하락의 주범은 바로 문재인 정권”이라고 밝혔다.
성 정책위의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수급 추정에 완전히 실패했다. 시장에 부족한 쌀은 10만 t인데 정부 보유 30만 t을 시장에 풀면서 시장 가격 조정 기능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라며 “2021년 쌀에 대한 시장격리를 지연한 것도 문재인 정권이고, 쌀 대신 대체농작물 제도도 폐기시킨 것도 바로 문재인 정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에 대한 국민적 지탄을 피하기 위해 농민들에게 얕은 술수 부리지 말기를 바란다”며 “쌀값에 대한 고해성사도 없이 양곡관리법 통과시키는 쇼를 중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윤석열 정부 들어 정부가 10만 t 추가 격리를 실시했고, 농협이 6만 t 추가 격리가 있었다”며 “9월에 정부의 정확한 작황 통계가 나오면 구곡과 함께 신곡의 신속한 격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