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3기 신도시 가운데 하나인 경기 부천시 대장신도시와 서울 홍대입구를 연결하는 광역철도인 ‘대장~홍대선’ 건설사업이 본격화된다.
이 노선에는 최소 11개 역이 들어서며, 대곡~소사선과 서울 도시철도 2·5·6·9호선, 공항철도 등과 환승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출퇴근 시간대 상습정체지역인 수도권 서남부지역의 교통난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 노선에는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핵심사업 가운데 하나로 추진 중인 콤팩트시티도 들어선다. 민간사업자가 기획하고 제안하는 첫 사업이 될 가능성이 커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토교통부는16일(오늘) 이런 내용을 담은 ‘대장~홍대 광역철도 민간투자대상사업 지정 및 제3자 제안공고’를 누리집에 공개했다. 제3자 제안공고는 관련 법(‘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약칭 ‘민간투자법’)에 따라 민간기업의 제안으로 추진되는 SOC사업에 대해 다른 업체에게도 참여기회를 주기 위해 진행되는 절차이다. 이 사업은 현대건설이 2020년 정부에 제안해서 시작됐다.
2031년 개통 목표로 내년 상반기 사업자 선정
국토부에 따르면 대장~홍대선은 대장신도시부터 경기 부천시~서울 양천구~강서구~경기 고양시 덕은구~서울 마포구~홍대입구를 연결하는 광역철도이다. 총 길이는 최초 사업계획에서는 18.365km로 제시됐는데, 이번에 10% 범위에서 추가를 허용하기로 했다.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사업자는 내년 초까지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사업자 선정은 2단계로 진행된다. 1차로 업체의 시공능력과 재무능력 등을 평가하는 사전적격성심사를 진행한다. 이어 2차에서는 기술과 가격에 대해 평가한다.
국토부는 이런 과정을 거쳐 내년 1분기(1~3월)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2분기(4~6월)에 본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이어 2025년 1분기에 실시계획을 승인하고, 건설공사에 착수해 2031년 초부터는 철도운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1조7899억 원(2019년 말 기준)으로 잠정 책정됐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 이달 6일 열린 이 사업에 대한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이하‘민투심’) 회의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철도시설의 소유권을 갖게 되는 정부가 토지보상비(약 670억 원)와 공사비의 50% 수준인 건설보조금(약 8659억원) 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철도요금에 민자사업 최초로 거리비례방식 도입
사업자는 개통 후 40년 간 운영을 통해 사업비를 회수한다. 이를 위해 민간투자사업 최초로 BTO+BTL 혼합형 사업방식이 적용된다. 민간이 시설을 건설해 정부에 소유권을 넘긴 뒤▲일정기간(40년)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BTO)하고, 동시에 ▲정부로부터 임대료를 받는 방식(BTL)을 동시에 한다는 뜻이다.
사업자의 주 수입원이 될 철도요금은 다소 싸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부가 환승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노선의 특성을 감안해 ‘거리비례방식’을 도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민자철도사업에서는 처음으로 시행되는 것인데, 짧은 구간을 이용하는 승객일수록 요금을 덜 내게 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대장 신도시 거주민이 열차를 타고 9km구간을 이동한다면 현재는 기본요금(1250원)에다 별도정액요금(900원)을 더한 2150원을 낸다. 하지만 거리비례방식(1km당 60원)을 적용하면 기본요금에다 540원만 추가하면 돼 400원이 줄어든다.
여기에 국토부는 민간사업자가 주말이나 평일, 출퇴근 시간대(오전7~9시/오후5~7시)별 이용 상황을 고려해 요금을 할인하는 방안을 제시할 경우 허용해줄 방침이다. 정기적으로 출퇴근이나 통학 때 이용하는 직장인이나 학생에게 할인혜택이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 서남부 출퇴근 시간대 교통체증 해소
대장~홍대선은 전체 노선이 지하에 건설되며, 최소11곳 이상의 정거장이 들어선다. 이 가운데 최소 4곳은 환승역이다. 환승역에서는 대곡~소사선과 서울 도시철도 2·5·6·9호선, 공항철도, 경의중앙선 등과 연결된다.
대곡~소사선은 수도권 서해선 연장선인데 경기 고양시 덕양구 대곡역(환승철도·경의중앙선, 3호선)에서 경기 부천시 소사역(1호선)을 잇는 광역철도로 내년 1월 개통한다. 대장~홍대선의 원종역에서 환승할 수 있다.
서울 도시철도 2호선(환승역·홍대입구역) 5호선(화곡역) 6호선(디지털미디어시티) 9호선(가양역)도 각각 대장~홍대선과 연결된다. 이밖에 경기 파주시에서 양평군을 잇는 경의중앙선과 인천국제공항과 서울역을 잇는 공항철도는 대장~홍대선 디지털미디어시티와 홍대입구에서 각각 환승이 가능하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 6일 보도자료에서 “대장~홍대선이 개통되면 대장신도시에서 홍대입구역까지 버스(평균 소요시간·51분) 대비 30분, 승용차(45분) 대비 24분이 단축된다”며 “대장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 서남부 지역의 도로교통 체증 해소와 편리한 출퇴근 시간대 교통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간 주도 콤팩트시티 개발 된다
국토부는 민간사업자에게 철도역사에 건물형 출입구 건설과 이의 상부를 활용한 청년주택 등의 공급을 의무화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기대하고 있는 ‘콤팩트 시티’를 조성하라는 뜻이다. 콤팩트 시티는 철도역 주변을 고밀도로 개발해 청년주택과 서민용 아파트, 복합쇼핑몰, 오피스, 복합교통환승센터 등을 짓는 것이다.
현재로선 출발역이 될 대장역에 콤팩트 시티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토부가 콤팩트시티 개발방식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시범사업지로 선정한 고양창릉이나 남양주왕숙과 마찬가지로 3기 수도권 신도시에 위치해 사업추진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창릉지구는 고양시 덕양구에서 789만㎡ 규모로 조성되는 신도시로, 2029년까지 인구 8만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주택 3만8000채가 건설된다. 국토부는 GTX-A노선과 ‘고양은평선’(신설 예정)의 환승역인 창릉역 주변에 주상복합아파트(1600채)와 호텔, 방송·전시문화시설 등이 들어서는 지하도시형 콤팩트 시티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왕숙지구는 남양주시 진접읍과 진건읍, 퇴계원읍 일대에 865만㎡ 규모로 조성되는 신도시로, 2028년까지 인구 12만5000명을 수용할 주택 5만4000채가 들어선다. 국토부는 GTX-B노선 왕숙역 주변일대 27만9000㎡ 부지와 왕숙역 역사상부에 주상복합아파트(1500채)와 쇼핑몰, 고급 오피스 등을 갖춘 콤팩트 시티를 개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6일 보도자료에서 “콤팩트 시티 개발을 통해 가능해진 주택공급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요금인하에 재투자해 이용자 운임을 최대한 낮추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