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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독감 주의보’ 발령…12년 만에 이례적 ‘가을 유행’

입력 | 2022-09-16 14:35:00




질병관리청이 전국에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한다고 16일 밝혔다. 독감 유행주의보는 통상 겨울철(11월~다음해 1월)에 발령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가을 독감 유행’이 도래한 것이다.

질병청은 병·의원을 방문하는 외래 환자 1000명 당 독감 의심환자 수(의사환자 분율)를 기준으로 유행주의보를 발령한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주(4~10일) 독감 의사환자 분율은 5.1명으로, 올해 유행 기준(4.9명)을 넘어섰다.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독감 유행이 시작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11월 이전에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건 2010년(10월 1일 발령)이 마지막이다. 당시엔 '신종플루'가 유행하면서 유행주의보 발령이 앞당겨진 바 있다.

특히 최근 2년은 독감 유행주의보가 한 번도 발령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가 생활화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면서 독감이 유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감염을 통해 '자연 면역'을 획득한 인구가 적은 만큼 올해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겨울철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다시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독감까지 크게 유행할 경우 의료 현장의 혼선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방역당국은 고위험군에게 독감 예방접종에 참여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을 같은 날 동시에 접종해도 무방한 만큼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접종해달라고 강조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2차관은 1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고위험군 1216만 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지원한다"며 "일선 학교 등에서는 백신 접종과 예방을 위한 홍보를 집중적으로 해 달라"고 말했다.




고위험군 대상 무료 독감 예방접종은 21일 시작된다. 이날부터 영유아(만 6개월 이상, 13세 미만) 중 한 번도 독감 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들부터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은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한다. 다음 달 5일부터는 모든 영유아와 임신부가 접종 대상이 된다.

고령층 백신 접종도 다음 달 중에 시작되는데 나이에 따라 시작 날짜가 다르다. 만 75세 이상은 다음 달 12일부터, 70세 이상은 17일부터, 65세 이상은 20일부터다.

한편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되면서 '타미플루'와 같은 독감 치료제(항바이러스제)에 대해 한시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9세 이하 어린이와 65세 이상 고령자, 임신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독감 의심 증상만 있어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아 독감 치료제를 처방받을 수 있다. 고위험군 외에는 신속항원검사 등을 통해 인플루엔자 감염이 확인되면 건보 적용을 받는다. 건보 적용 시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독감 치료제 가격은 통상 1만 원 미만으로 책정된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