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AP뉴시스
15일(현지시간) 세계은행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임박했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50년 만에 세계적인 기준금리 급등 속에 특히 신흥국, 개도국은 금융위기에 따른 타격이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세계 3대 경제인 미국, 중국, 유럽이 동시에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등 경제 불확실성으로 아주 작은 충격에도 세계 경제는 침체의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은행은 현재 미국을 비롯한 거의 모든 나라들이 일제히 기준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봤다. 시장이 예상하는 대로 내년 세계 기준 금리가 4%대에 이른다 해도 공급망 붕괴와 인력난이 해결되지 못한다면 여전히 근원 물가상승률은 5%대로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인 2%대 물가상승률 보다 높은 고물가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강세라는 점에서 연말 미국 기준 금리 예측치를 기존 3.75~4.0%에서 4.0~4.25%로 올렸다. 세계은행 전망대로라면 이정도로는 연준의 목표에 도달하기 어렵고, 6%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 시장에선 이달 20, 21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최소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이상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공포가 확산 중이다. 15일 미국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5주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노동시장이 여전히 과열됐다는 점도 연준의 광폭 인상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세계은행도 지속적인 고물가만은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1970년대 고물가가 유지된 채 맞은 1982년 세계적 경기침체가 40개국 이상의 부채위기, 상당수 개도국의 10년 이상 장기침체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문제는 미국의 긴축적 통화정책 여파가 신흥국과 개도국의 금융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세계 경기가 둔화되고 있고, 침체 징후가 짙어지고 있다”며 “신흥국 개도국을 절망스럽게 할 정도로 고집스럽게 지속될 것 같은 점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아이한 코제 세계은행 부총재도 “최근의 긴축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각국의 동시다발적 긴축적 통화정책이 서로 상호작용을 일으켜 금융시장위 혼란을 가중시키고 글로벌 경제 둔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 신흥국과 개도국의 정책입안자들은 동시다발적인 긴축 통화정책의 여파에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