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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이재명, 김문기에 최소 6차례 대장동 대면보고 받아”…공소장 적시

입력 | 2022-09-16 21:42: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전라북도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9.16 뉴스1


“성남시장 제1시책으로 평가받던 대장동 개발사업 현안을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보고받았다.”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하며 이 같은 내용을 공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었던 2016~2017년 당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김 전 처장으로부터 최소 6차례 대면 보고를 받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되기 전인 2009년부터 김 전 처장과 최소 2차례 토론회에 함께 참석하고, 김 전 처장이 이 대표에게 명절 선물을 보냈던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이런 정황을 토대로 이 대표가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12월 방송에 나와 “성남시장 재직 시절 김 전 처장을 알지 못했다”고 한 발언이 허위라고 판단했다.

● 토론회 함께 참여한 뒤 ‘명절 선물’ 보내

16일 법무부가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에 제출한 A4용지 24장 분량의 공소장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에서 공동주택 리모델링 관련 사회운동을 하던 이 대표는 2009년 6월 무렵 건설사에서 분당지역 리모델링 업무를 맡고 있던 김 전 처장을 알게 됐다고 한다.

김 전 처장은 2008년 9월부터 분당지역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이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를 알게 됐고 이후 이 대표와 이 대표의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이었던 정진상 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 분당의 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장이었던 김용 전 민주당 선대위 조직부본부장 등도 만났다.

이 대표와 김 전 처장, 유 전 사장 직무대리, 김 전 본부장은 2009년 8월 26일과 2009년 12월 1일 공동주택 리모델링 관련 세미나에서 함께 토론자로 참여했다. 첫 토론회 참석 후 김 전 처장은 이 대표의 추석 명절 선물도 챙겼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처장이 자신이 근무하던 건설사에 “민주당 부대변인인 이 변호사에게 선물을 보내달라”며 변호사 사무실 주소를 알려준 것이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뒤 김 전 처장은 유 전 사장 직무대리와 함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해 개발1팀장을 맡았다. 김 전 처장은 2015년 1월에는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와 함께 9박 11일 해외 출장도 떠났다. 당초 개발2팀장이 출장을 갈 예정이었는데 유 전 사장 직무대리의 지시로 김 전 처장이 대신 출장을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때 이 대표는 김 전 처장과 함께 골프를 치는 등 비공식 일정을 함께 했다. 출장 이후엔 개발2팀장이 맡던 대장동 개발사업이 김 전 처장 업무로 이관됐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16~2017년 시장실에서 김 전 처장으로부터 6차례에 걸쳐 ‘공사 배당 이익’ 등 대장동 개발 관련 대면 보고를 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둘의 인연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도 이어졌다. 김 전 처장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이던 2018년 선거법 위반 사건의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이 대표에게 직접 대장동 개발사업 등과 관련된 상세 내용을 설명했다고 한다.

● 검찰 “백현동 용도변경은 이재명 지시”

검찰은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를 4단계 상향 변경한 것은 “이 대표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공소장에 적시했다. “국토부 협박 때문에 용도 변경해준 것”이라는 이 대표의 지난해 국정감사에서의 발언 역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검찰은 국토부가 “(부지 용도 변경 관련은) 성남시가 적의(알아서) 판단하라”는 공문을 성남시에 보낸 것과 이 대표가 용도 변경 과정을 보고받고 직접 지시한 점 등을 근거로 이 같이 판단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 측은 “기소를 위해 짜맞춘 내용”이라며 반발했다. 이 대표 측은 “증거 하나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유리한 진술들로만 엮어 놓은 것”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과 여당이 ‘원팀’이 돼 시나리오에 맞춰 ‘정치탄압’을 하고 있다”며 “중요한 민생 문제는 내팽개치고 저열함의 끝을 달리고 있다”고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