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복합위기 악화] 北 가상화폐 탈취 온상 ‘디파이’ 내년 2월까지 위험성 조사 마무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이 미국 주도로 글로벌 가상자산의 표준을 마련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가상화폐 개발을 권고하는 내용의 ‘책임 있는 디지털자산 통합 프레임워크’ 행정명령에 16일(현지 시간) 서명했다. 또 북한의 가상화폐 탈취의 온상이 돼온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규제를 위해 내년 2월까지 위험성 조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미국이 가상자산 분야에서도 금융 패권을 유지하고, 북한 등에 부과한 경제제재의 효과가 약화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백악관은 가상자산 등에 대한 글로벌 표준과 관련해 “미국의 목표와 가치에 따라 정책을 수립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미국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가상자산의) 즉시 지불 시스템을 통합하는 새로운 다자간 플랫폼을 모색하는 동시에 글로벌 지불 관행과 규제 및 감독 절차를 조정하는 등 국경을 초월한 효율성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금융시스템의 통제를 받지 않는 가상화폐 등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미국의 통제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미국 주도의 국제 표준을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또 “최근 북한 라자루스 그룹의 가상화폐 탈취 사례에서 보듯 가상자산이 불량 정권(rogue regime)들의 활동 자금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디지털자산이 불법 수익 세탁, 테러리즘과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자금 조달 등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감독 체계의 빈틈을 파악하기 위해 재무부가 내년 2월까지 디파이에 대한 위험성 평가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