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방망이가 되살아났다. 시즌 26번째 2루타와 9호 홈런, 10번째 도루까지 기록했다. 이제 김하성은 데뷔 2년만에 ‘10-10’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김하성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022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 유격수 겸 5번 타자로 나서 5타수 3안타 1타점 3득점을 기록했다.
전날 내야안타를 터뜨리며 타격감을 가다듬은 김하성은 지난 3일 이후 2주만에 안타와 2루타, 홈런까지 만들어내며 지난 3일 이후 2주만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또 샌디에이고도 장단 17안타를 터뜨리며 선발투수 매디슨 범가너를 앞세운 애리조나에 12-3 대승을 거뒀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모처럼 뜨거운 공격력을 선보였다.
상대팀이 왼손투수가 나올 때마다 1번 타자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던 김하성은 이날 중심타선인 5번에 배치됐다. 후안 소토와 매니 마차도, 조시 벨, 제이크 크로넨워스 등 다른 타자들의 타격감이 바닥을 기고 있었기에 그나마 센스가 좋은 김하성을 5번 타자로 기용한 것이다.
김하성은 경기 초반에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만한 공격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팀이 2점을 뽑아낸 1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중견수 플라이에 그친 김하성은 4회 초에도 2루수 앞 땅볼에 그쳤다.
그러나 김하성은 6회 초 선두타자로 나선 세 번째 타석부터 방망이를 폭발시켰다. 2볼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지만 상대 두 번째 투수 키넌 매들턴의 바깥 높은 쪽으로 오는 공을 결대로 밀어쳐 우익수 방향 2루타를 만들어냈다. 힘들이지 않고 빠른 공을 노려치는 센스로 자신의 시즌 26번째 2루타를 만들어냈다.
공교롭게도 김하성이 애리조나 내야진을 흔든 뒤로 샌디에이고의 발야구가 발휘됐다. 오스틴 놀라가 좌익수 플라이에 그쳤지만 크로넨워스가 호세 아조카의 타석 때 2루를 훔친 뒤 적시타가 나오면서 한 점을 더 보탰다. 홈으로 들어오진 못했지만 아조카 역시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애리조나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김하성이 선봉장이 돼 6회초에 2점을 더 보태며 7-1로 달아난 샌디에이고는 선발투수 블레이크 스넬의 7이닝 1실점 호투까지 더해지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김하성은 8회 초 애리조나의 네 번째 투수 이안 케네디를 상대로도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지난 3일 이후 2주만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김하성은 벨의 안타와 크로넨워스의 중견수 플라이로 3루까지 밟은 뒤 놀라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홈을 밟았다. 샌디에이고는 소토의 장타 등으로 4점을 뽑는 빅이닝을 만들어내며 두 자리 점수를 달성했다.
김하성이 타석에서 보여준 활약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9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들어선 김하성은 카슨 켈리의 초구를 때려 왼쪽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시즌 9번째 홈런을 만들어냈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 평균 타율 0.202에 8홈런 6도루를 기록했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