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국 동서대 총장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큐칼리지(Q-College)와 영화감독형 교수시스템 등의 교육을 통해 지역 대학 위기를 타개하고 2030년까지 아시아 넘버원 대학 자리에 오르겠다”고 강조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수도권 대학이 아닌 세계 유수 대학들과 경쟁해 2030년까지 아시아 최상위권 대학으로 도약시키겠습니다.”
부산 동서대 장제국 총장(58)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수도권 청년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유학생이 동서대로 찾아오게 만들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국내 대부분의 지역 대학은 학령인구 급감에 따라 해마다 신입생 충원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없던 이색 교육이 이뤄진다면 이 같은 지역 대학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다는 것이 장 총장의 생각이다.
장 총장은 다양한 교육 혁신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큐칼리지(Q-College). 학생들이 다양한 관심 분야를 공부하고, 머릿속에 있던 생각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마음껏 실행하도록 판을 깔아주는 게 핵심이다. 학생들이 전공 학습 외에 대학에서 본인의 다른 강점 분야를 찾을 수 있도록, 이른바 ‘부캐’(부캐릭터) 만들기를 대학이 적극 지원하는 것이다.
장 총장은 “국제학부 재학생은 베이커리 애견카페를 창업했고, 디자인 전공 학생은 어른을 위한 동화책 출판에 성공했다”면서 “학생들이 부캐릭터를 만들어 가면서 도전정신과 창의성을 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총장은 또 “‘저비용·고효율 교육체제’로 변화하기 위한 ‘영화감독형 교수시스템’을 내년 1학기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영화 한 편을 찍기 위해 최고 수준의 배우와 조명·촬영감독을 섭외하는 영화감독처럼 교수가 수업 코디네이터가 되는 것이다. 교수가 특정 분야의 현장 전문가들을 섭외해 특강 위주의 수업을 한 뒤 학기가 끝나면 해산하는 방식이다. 장 총장은 “빠르게 변하는 사회의 트렌드를 교수 혼자 연구해서 가르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면서 “학생은 현장감 넘치는 최신 교육을 받을 수 있고, 학교는 각종 고정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이 시스템의 장점을 설명했다.
외국 유학생 유치 전략도 공개했다. 장 총장은 “내년도 첫 신입생 모집을 계획 중인 아시아연합대학(AAU)은 온·오프라인 교육이 혼합된 형태로 국내외에 전례가 없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학생이 2년간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 접속해 동서대가 제공하는 강의를 듣고, 자국의 협력대학에서 대면 수업을 받는 방식이다. 3학년이 되면 동서대로 유학을 와 2년간 공부하고 학위를 받는 시스템이다. 장 총장은 “한류와 맞물려 국내 대학에 유학 오려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 오래전부터 아시아대학총장포럼(AUPF) 소속 대학 총장들과 이 같은 교육에 관한 논의를 구체화해 왔다”고 밝혔다.
지역 대학의 위기에 대해 장 총장은 “지역 대학이 수도권으로만 신입생이 몰리는 현상에 불만만 드러내거나 정부 등의 지원을 바라고만 있어선 안 된다. 학교 스스로 해답을 찾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