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소행성과 만나는 ‘다트’… NASA-존스홉킨스대 공동 개발 탑재된 카메라로 충돌 장면 촬영… 확보한 데이터와 지상 자료 비교 지구방어시험 효과성 여부 판단
다트 우주선이 소행성 디모르포스를 만난 모습을 그래픽으로 나타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선 ‘다트(DART)’가 소행성 ‘디모르포스’와 충돌한다. 소행성에 충돌해 지구에서 멀어지도록 궤도를 변경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세계 최초의 지구 방어 시험이다. 향후 지구와 충돌할 위협이 있는 2000여 개의 ‘지구 위협 소행성’에 대한 실질적 대응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NASA에 따르면 다트는 한국 시간 27일 오전 8시 14분(현지 시간 26일 오후 7시 14분) 초속 6.6km로 디모르포스와 충돌한다. 디모르포스는 지름 약 170m의 소행성으로 축구장 크기만 하다. 또 다른 소행성 디디모스의 주위를 11.9시간 주기로 돌고 있으며 지구와 약 1100만 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 인류 첫 지구방위 미션… “우주공간에서의 당구와 유사”
지난해 11월 우주로 떠나기 전 막바지 준비에 한창인 다트 우주선.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공
다트 미션은 지구에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을 지구에서 멀어지게 하는 데 필요한 실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우주선을 의도적으로 소행성에 충돌시키는 것이 소행성의 진로를 바꾸는 효과적인 방법인지 확인한다. 성공한다면 디모르포스는 인류가 궤도를 바꾼 첫 소행성이 된다.
다트 미션에서 관측 임무를 맡고 있는 크리스티나 토머스 미국 애리조나대 천문학과 교수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미션은 우주에서 거대한 당구 게임을 하는 것과 같다”며 “많은 데이터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트는 이미 디모르포스 근처에 도착해 있다. 7월에 디모르포스와 디디모스를 촬영한 사진 243개를 합성해 이달 8일 공개하기도 했다. NASA는 사진을 분석해 향후 남은 기간 동안 최적의 충돌 위치를 도출할 계획이다.
다트가 디모르포스와의 충돌로 남긴 크기와 모양 등 흔적은 유럽우주국(ESA)의 우주선 ‘헤라’가 맡을 예정이다. 2026년경 디모르포스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는 헤라는 디모르포스의 정확한 질량과 구성, 내부 구조 등 세부 사항은 물론이고 다트와의 충돌이 남긴 분화구의 크기와 모양 등을 근접 분석한다.
○ 지름 1km 이하 소행성 찾기 어려워
지구 인근 궤도를 도는 소행성은 지구에 위협적인 존재다. 약 6600만 년 전 공룡 멸종을 유발한 가장 유력한 가설 중 하나도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이다. 지구까지 거리가 750만 km보다 가깝고 지름이 140m보다 큰 소행성을 ‘지구 위협 소행성’이라 부른다. 지금까지 2000여 개가 발견됐다.지름이 1km 이상인 소행성은 인류의 기술로 95% 이상 찾아내고 경로를 예측할 수 있다. 현재까지 지구를 위협할 만한 소행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디모르포스 역시 실제 지구와의 충돌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다트 미션에는 한국 연구팀도 참여한다. 참여 일원 중 한 명인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탐사그룹장은 “앞으로 닥칠 수 있는 미래의 위협에 대비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jawon121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