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자금’ 檢수사 받는 실소유주 한국음식 즐기며 소속 가수 등 만나 법조계 “수배중 사법시스템 농락”
수상한 자금 흐름 의혹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쌍방울그룹의 실소유주 김모 전 회장이 태국 현지에서 호화 도피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 5월 31일 싱가포르로 출국한 김 전 회장은 올 6월 태국으로 다시 거처를 옮겨 유명 리조트 등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쌍방울 핵심 임원진 및 계열사 대표 등은 올 6월부터 지난달까지 대거 태국을 오갔다.
김 전 회장은 사실상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게 한국 음식을 즐기며 지인들을 만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쌍방울 임직원들은 김 전 회장이 선호하는 김치와 횟감 등 한국 음식을 태국으로 직접 공수하기도 했다. 태국 현지에서 김 전 회장을 만난 이들 중에는 쌍방울그룹의 한 연예기획사 소속 가수 등도 포함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 관계자는 “소속 연예인의 경우 업무차 태국에 방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외에도 쌍방울은 김 전 회장이 알고 지내던 여성 등의 태국행 비행기표를 대신 끊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검은 최근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하고, 태국을 방문했던 쌍방울 임직원 및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한국 법원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의 적색수배가 떨어진 상황인데도 이 같은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상 김 전 회장이 사법 시스템을 농락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