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8억 영빈관 신축 철회에도 공방 野 “김건희 여사가 신축 지시 의혹” 與 “집단망상… 이재명 수사 물타기”
대통령실의 ‘영빈관 신축’ 계획 전면 철회 발표에도 여야는 주말 동안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영빈관 신축 계획 철회에 관계없이 대통령실 이전 비용이 계속 늘고 있는 점을 정기국회 기간 집중적으로 문제 삼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무분별한 정치 공세”라며 “이전 비용에 대해 왜곡과 날조를 일삼고 있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어 당장 19일 시작하는 국회 대정부질문부터 ‘2라운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민주당 한병도 의원실이 2, 3분기 예비비 전용 내역과 내년 예산안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미 철회된 영빈관 신축 비용(878억 원)을 제외하더라도 관련 부처들의 대통령실 이전 관련 예산은 △경찰청 경비경찰 활동(11억1900만 원) △국토교통부 용산공원 조성 사업 지원(524억2800만 원) △행정안전부 관저 공사(20억9000만 원) 등 1285억4700만 원에 이른다. 이를 근거로 민주당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밝힌 이전 비용 496억 원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가부채 1000조 원 시대를 만들어 놓은 민주당이 청와대를 국민 품으로 돌려드리는 것에 대해 예산 운운, 혈세 운운하는 것은 실로 가당치 않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영빈관 신축 추진 과정을 모두 확인하자”며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영빈관 신축 지시 의혹도 거듭 제기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정부가 영빈관을 신축하고자 한다면 먼저 국민을 설득해야 했다”며 “정부 여당의 대응 태도가 부실하니 국민들은 ‘영빈관 옮길 거야’라는 김 여사 발언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나왔던 김 여사 통화 녹취록 속 “(영빈관) 옮길 거야”라는 발언을 겨냥한 것.
권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추가로 글을 올려 “영빈관 (신축) 논의는 지속돼야 한다”며 “영빈관을 지금 당장 신축한다고 하더라도 최소 2, 3년은 걸릴 것이므로 윤 대통령보다 후임 대통령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라고 주장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