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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성장’ 韓기업, 네이버-카카오-셀트리온뿐

입력 | 2022-09-19 03:00:00

[글로벌 K-기업이 사라진다]
1000위내 나머지 9곳은 상속기업
세계 억만장자 71%가 자수성가형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를 설립한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태어난 흙수저 출신으로 유명하다. 그가 창업한 기업 테슬라는 2010년 상장한 뒤 지금은 시가총액이 9277억 달러로 전 세계 7위에 해당한다. 이처럼 전 세계 시총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기업들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를 제외하면 애플, 알파벳(구글 모회사), 아마존, 테슬라, 메타(페이스북)처럼 1세대 창업주가 아직 경영을 맡고 있거나 세상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현실은 다르다. 글로벌 시총 1000위 안에 든 한국 기업 12곳 가운데 상속이 아닌 창업을 통해 성장한 곳은 네이버와 카카오, 셀트리온 등 3곳뿐이다.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4대 그룹 계열사다. 한국에선 반기업 정서와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머스크 같은 자수성가형 기업가가 나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은 창업을 통해 재산을 불린 부자들의 비율도 낮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올해 3월 11일 기준 재산이 10억 달러 이상인 한국인은 총 41명으로 이 가운데 재벌 2, 3세 등 상속 기업인을 제외한 창업자는 16명(39.0%)에 불과했다. 반면 전 세계 억만장자 2668명 중 창업을 통해 성공한 자수성가형은 1891명(70.9%)에 달했다.

한국에서 자수성가형 기업가가 드문 건 선진국에 비해 기업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의 기업제도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26위로 하위권에 속했다. 한국은 미국(6위) 영국(11위) 독일(16위) 일본(17위) 프랑스(21위) 등 주요 선진국은 물론이고 경제 규모가 한국의 7분의 1에 불과한 포르투갈(24위)보다도 뒤처졌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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