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K-기업이 사라진다] 선진국 기업들 비해 투자액 적어 2016년 25곳서 제자리걸음 수준 기술굴기 中은 194곳… 4년새 2배
한국 기업들은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규모도 선진국 대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2021년 R&D 투자 스코어보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R&D 투자 규모 상위 1000대 기업 중 한국 기업은 27곳에 불과했다. 2016년(25곳)과 거의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반면 ‘기술 굴기’를 국가 산업 전략으로 앞세운 중국은 R&D 1000대 기업 수가 2016년 100곳에 불과했지만 2020년 194곳으로 4년 만에 거의 2배가 됐다. 미국도 꾸준히 300개 이상 기업이 순위 안에 들었다. 반면 순위권에 든 일본 기업은 같은 기간 157곳에서 135곳으로 줄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의 통계를 보면 2020년 국내 상위 1000대 기업의 R&D 투자 규모는 55조4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3.3%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위기에도 R&D 투자를 늘렸지만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규모가 작은 수준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원화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지만 한국의 수출은 증가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한국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졌다기보다 기술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선진국을 참고해 자체적인 R&D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