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세기의 장례식’ 100만명 운집 예상
17일(현지 시간) 영국 수도 런던의 템스강 타워브리지 앞에서 웨스트민스터 홀에 안치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참배하려는 추모객들이 긴 줄을 선 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추모객들의 줄이 16km에 이르기도 했다. 타워브리지에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기 위해 보라색 조명이 켜져 있다. 여왕은 생전 보라색 옷을 즐겨 입었다. 런던=AP 뉴시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은 19일 오전 11시(현지 시간) 열리지만 영국 전역에서는 일찍부터 장례식 분위기가 감돌았다. 장례식장인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는 왕실 초청 인사만 출입할 수 있지만 그 앞에는 장례식 나흘 전인 15일부터 시민들 줄이 생겼다. 사원 앞에서 만난 크리스틴 위트비 씨는 친구와 함께 슬리핑백과 음식물을 담은 배낭을 길에 쌓아둔 채 간이 의자에 앉아 “장례식장에 들어갈 순 없지만 가까운 곳에서 함께하고 싶어 나흘 전에 왔다”고 말했다.
찰스 3세 국왕은 귀빈맞이를 시작했다. 세계 주요국 정상과 왕실 가족을 비롯한 귀빈 약 2000명이 모이는 만큼 보안은 강화되고 있었다. 영국 언론은 이번 장례식이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귀빈을 모아 국장(國葬)으로 치러지는 만큼 ‘세기의 장례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장례식엔 100만 명 넘게 운집할 수 있다고 당국은 추산했다. 이날 하루 영국 전역이 사실상 일상을 멈추고 여왕의 장례식을 지켜볼 것으로 전망된다. 히스로공항은 국장이 진행되는 동안 항공기 100여 편의 이착륙을 중단한다. 정부는 “기업이나 기관이 문을 닫을 의무는 없다”고 했지만 주요 슈퍼마켓과 백화점은 19일 휴무를 공지했다.
장례식은 19일 오전 6시 반 웨스트민스터 홀에 안치된 여왕의 관 조문을 종료하는 것으로 사실상 시작된다. 오전 8시 웨스트민스터 홀 옆의 웨스트민스터 사원 문이 개방돼 세계 주요 귀빈들의 입장이 시작된다.
오전 11시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장례식이 거행된다. 55분간의 장례 뒤 짧은 나팔소리가 울리면 영국 전역은 2분간 묵념에 잠긴다. 장례가 종료되면 운구 행렬은 사원을 출발해 여왕 집무실이던 버킹엄궁과 하이드파크 부근 웰링턴아치를 거쳐 런던을 떠난다.
이어 여왕이 유년 시절을 보낸 윈저성으로 향한다. 오후 3시 윈저성 근처에 운구 행렬이 도착하면 왕실 근위대가 여왕의 관을 운구한다. 오후 4시부터 45분간 윈저성 세인트조지 교회에서 열리는 장례 예배에는 왕실 유족을 비롯한 800여 명만 참석할 예정이다. 오후 7시 반 여왕은 세인트조지 교회 내 지난해 4월 별세한 남편 필립 공이 잠든 자리 옆에 영면한다.
런던=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