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어떤 핵 공격도 압도적 대응” 尹 “北도발 억제 모든 패키지 망라”
미국이 한국을 겨낭한 전술 핵무기 공격과 핵무기에 버금가는 대량살상무기(WMD) 공격에 대해 전면적인 핵 반격에 나서기로 했다.
한미는 16일(현지 시간) 열린 외교·국방 차관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압도적이고 결정적인(overwhelming and decisive)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핵을 사용하거나 (핵무기에) 버금가는 전력으로 공격할 때 우리가 확실히 억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북한의 생화학무기 등 WMD 공격도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는 공격의 범주에 포함시켜 북한에 되돌릴 수 없는 타격을 주겠다는 것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확장 억제는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핵우산을 뜻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미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미국의 핵우산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미국과 함께 마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 억제는 미국 영토 내에 있는 핵무기를 유사시에 사용한다는 것뿐 아니라 북한의 핵 도발을 억지할 수 있는 모든 패키지를 총체적으로 망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韓美 “北 어떤 핵공격에도 압도적 대응”… 韓겨냥때도 핵반격 확인
확장억제협의체 공동성명
美본토 공격 아니어도 韓방어 메시지
핵우산 공약 강화 방침 명확히 해
북핵 무력화 사이버전 협력도 확대
대만 문제 등 中위협 대응도 논의
실제로 한미는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차관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어떤 핵 공격도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며 “미국은 핵, 재래식, 미사일 방어 및 진전된 비핵 능력 등 모든 범주의 군사적 능력을 활용해 한국에 확장 억제를 제공하겠다는 철통같고 흔들림 없는 공약을 재강조했다”고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에서 두 번째)이 미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차관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회의 현장을 찾아 조현동 외교부 1차관(오른쪽에서 두 번째), 신범철 국방부 차관(오른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외교부 제공
○ 韓 겨냥 전술핵 공격에도 美 핵 반격 시사
북한이 전술핵과 극초음속 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등의 개발이 이미 완성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핵우산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북한에 대해선 이 같은 원칙과 무관하게 모든 전력을 동원해 응수할 것이라는 뜻을 이번 회의에서 분명히 한 것.
이번 회의에선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전략자산 적시 전개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전략자산 적시 전개는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등 북한의 위협 고조 시 한미가 협의해 미국이 전략폭격기와 핵잠수함, 항공모함 등 이른바 3대 핵전력을 신속하게 한반도에 전개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략자산 배치를 정례화하고 적시에 배치하는 데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한미는 공동성명에서 “7월 F-35A 5세대 전투기 연합훈련과 곧 있을 로널드레이건 항모강습단의 전개가 이러한 미국의 공약을 명확히 보여준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했다.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EDSCG를 매년 개최하기로 했다”며 “확장억제를 위한 외교·국방 공조체제를 사실상 제도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 사이버전 통한 핵 공격 사전 무력화
또 미국은 핵 전력 외에도 우주, 사이버, 전자기전 등 최첨단 비(非)핵전력 등 모든 전력을 북핵 억제에 사용하겠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한미 간 군사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한미가 인공위성 등 우주 자산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움직임을 탐지하고 사이버 공격 등을 통해 북한이 핵을 발사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무력화하기 위한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한미는 북핵 위협 단계에 따라 군사 대응책을 점검하는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을 올해 진행하기로 하는 등 한미 연합훈련을 확대하기로 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