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이 19일 특정강력범죄 피의자 신상공개위원회를 통해 신당역 살인사건 피의자 전주환(31) 신상을 공개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경찰이 ‘신당역 스토킹 살인’ 범인으로 구속된 전주환(31·사진)의 신상을 19일 공개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사전에 계획해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등 범죄의 중대성 및 잔인성이 인정된다”며 “논의를 거쳐 전주환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스토킹 범죄 등 유사 범행에 대한 예방 효과, 재범 위험성 등 공공의 이익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전주환은 14일 오후 8시 56분 경 서울 중구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입사동기인 역무원 A 씨(28)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한 전주환은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주환이 장시간 범행을 계획했다는 추가 정황들이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검거 당시 전주환은 증거 인멸 등을 위해 이미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범행 당일 피해자의 전 주거지 일대를 배회할 당시 착용한 점퍼는 ‘양면 점퍼’인데 범행 후 이를 뒤집어 입고 경찰 추적을 피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시 착용한 장갑에 대해서도 경찰에서 ‘흉기를 잘 잡기 위해서’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환은 이번 사건과 별개로 2018년 음란물을 유포해 경찰 조사를 받고 두 차례 처벌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폭행 사건으로 경찰에 입건된 전력도 있다고 한다. 2016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으나 이후 1년 간 진행되는 실무수습을 마치지 못했고, 정식 회계사 자격증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