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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쾌대 ‘군상’ 등 한반도 격동기 작품 앞에 인파

입력 | 2022-09-20 03:00:00

‘한국 근대미술’ LA서 기획전
나혜석 손자 개막식 참석 등 성황
“韓예술가들 ‘파란만장’에 감동”
BTS RM ‘전시해설 녹음’ 눈길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뮤지엄(LACMA)에서 열리고 있는 ‘사이의 공간: 한국미술의 근대’ 전시장. 이쾌대의 대표작 ‘군상Ⅳ’가 걸려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자랑스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네요.”(나혜석의 손자 스탠 김)

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뮤지엄(LACMA)에서 국립현대미술관과 공동 주최로 열리고 있는 기획전 ‘사이의 공간: 한국 미술의 근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8일(현지 시간) 열린 개막식 전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비중 있게 소개하며 많은 인파가 몰렸고, 지금도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근대 여성 화가이자 시인인 나혜석(1896∼1948)의 손자인 스탠 김은 개막식에 참석해 할머니의 ‘자화상’(1928년경) 앞에서 한참을 머물렀다고 한다. 해외에서 한국 근대미술 전시를 접하기는 쉽지 않아 반갑다는 반응이 많다. 이번 전시에는 한반도의 격동기였던 1897∼1965년에 나온 회화와 조각, 사진을 엄선해 128점을 출품했다.

13일까지 전시장에 머문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은 “관람객들이 굴곡을 겪었던 한국 근대 예술가들에게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며 “해외 한국전은 전통 혹은 현대에 초점을 맞춰 왔지만, 이번 전시를 계기로 근대미술로도 지평이 넓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현지에선 사실주의 화가 이쾌대(1913∼1965)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다. 전시장 입구에 걸린 대표작 ‘군상Ⅳ’(1948년경) 주위엔 항상 많은 이가 몰리고 있다. 사진작가 한영수(1933∼1999), 임응식(1912∼2001) 등의 사진 30점도 인기다. LACMA의 버지니아 문 큐레이터는 “다양한 형식을 지닌 근대작의 유기적 관계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방탄소년단(BTS)의 RM이 재능 기부로 오디오가이드 목소리를 녹음해 눈길을 끌었다. RM은 조선 왕실의 어진화사(御眞畵師) 채용신(1850∼1941)의 ‘고종황제 어진’ 등 열 개 작품을 우리말과 영어로 설명했다. 내년 2월 19일까지.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