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영국 국왕은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마지막 길을 가까이서 배웅했다.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흐트러짐 없이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장례 행렬을 걸어서 묵묵히 따랐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이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터민스터 사원에서 국장(國葬)으로 엄수됐다.
나흘 간 일반인의 조문을 마친 여왕의 관이 오전 10시44분 웨스터민스터홀에서 장례식 장소인 웨스터민스터 사원으로 출발하면서 장례식 일정은 사실상 시작됐다.
스코틀랜드·아일랜드 연대, 영국 공군, 구르카 여단이 백파이프와 드럼 연주로 장례 행렬을 이끌었다. 찰스 3세 국왕, 앤 공주, 앤드류 왕자, 에드워드 왕자, 윌리엄 왕세자, 해리 왕자 등 왕실 직계 가족이 뒤를 따랐다.
장례식 후에는 이후 여왕의 관은 해군 총포 수레에 실려 장례식 장소인 웨스터민스터 사원을 떠났다. 버킹엄궁 인근 웰링턴 아치까지 런던 중심부 2㎞ 가량의 구간을 통과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웨스터민스터홀에서 웨스터민스터 사원까지, 웨스터민스터 사원에서 웰링턴 아치까지 이어진 총 2시간 가량의 장례 행렬 구간을 묵묵히 도보로 소화했다. 군 장교 제복을 갖춰 입은 찰스 3세 국왕은 올해 74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한치 흐트러짐 없었다.
여왕의 관을 실은 해군 총포 수레 바로 뒤에서 의장대의 행진 속도에 맞춰 모친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간헐적으로 생중계 화면에 잡힌 찰스 3세 국왕의 표정은 엄숙했다.
오후 1시32분께 하이드파크에 도착한 여왕의 관은 총포 수레에서 전용 영구차로 옮겨졌다. 운구 임무를 마친 해군은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퇴장했다. 여왕의 관은 런던 서부의 윈저성까지 약 40㎞ 떨어진 성조지 교회 지하 납골당으로 향했다.
상주 역할을 맡은 찰스 3세 국왕은 떠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영구차를 향해 거수 경례로 예를 갖췄다. 영구차가 빠져나간 뒤에도 한참 동안 경례 자세를 유지하는 모습이 TV 생중계 화면에 길게 포착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