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2022 프로야구 40년, 확정된 ‘레전드 40명’ 보니…
정민태-김용수-이만수-박철순… 팬들은 10위 안으로 꼽았지만
전문가는 톱10 바깥으로 밀어… 송진우-장효조 등은 반대 사례
해태-삼성 7명씩 배출 공동1위… 쌍방울 소속으론 김기태 유일
역대 프로야구 선수 순위를 매기면 ‘국보급 투수’ 선동열(59)이 40위 안에 들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운영위원회, 현역 단장, 감독, 선수 및 출입 기자단 대표 등 ‘KBO 레전드 40인’ 투표에 ‘전문가’ 자격으로 참가한 156명 가운데 한 명은 ‘선동열이 40위 바깥’이라고 판단했다. 선동열이 전문가 투표에서 만점(80점)에 0.51점이 부족한 79.49점에 그친 이유다.
전문가 투표에서 만점을 받은 건 ‘무쇠팔’ 최동원(1958∼2011) 한 명뿐이었다. 대신 최동원은 팬 투표(총 109만2432표)에서는 5위(9.99점)에 그쳤다. 그 결과 전문가 투표 80%, 팬 투표 20%를 합산해 선정한 최종 순위에서는 팬 투표 1위 선동열(11.56점)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둘만이 아니다. KBO에서 19일 최종적으로 공개한 투표 결과를 보면 ‘울보’ 정민태(52), ‘노송’ 김용수(62), ‘헐크’ 이만수(64), ‘불사조’ 박철순(66)은 팬 투표에서는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지만 전문가 투표에서는 11위 다음으로 밀렸다. 반대로 ‘회장님’ 송진우(56), ‘짱구’ 장효조(1956∼2011), ‘대성불패’ 구대성(53), ‘핵잠수함’ 이강철(56)은 전문가 투표에서는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지만 팬 투표 톱 10에서는 빠졌다.
전체적으로 전문가와 팬 의견이 가장 엇갈린 인물은 정민철(50)이었다. 현재 한화 단장을 맡고 있는 정민철은 전문가 투표에서는 장종훈과 함께 공동 10위였지만 팬 투표에서는 34위로 24계단 차이가 났다. 거꾸로 이순철(61)은 전문가 투표에서는 39위였지만 팬 투표에서는 17위로 22계단 차이였다.
전문가와 팬이 생각한 ‘레전드 마지노선’도 달랐다. 팬 투표 40위 전준호(53)는 전문가 투표에서는 31위였고, 전문가 투표 40위 박진만(46)은 팬 투표에서는 20위였다. 단, 아직 전체 후보 177명에 대한 투표 결과를 모두 공개한 건 아닌 만큼 실제 순위는 이와 조금 다를 수도 있다. KBO는 레전드 투표에서 41∼50위에 오른 선수 명단도 공개할 예정이다.
―총 후보 177명, 전문가 80%, 팬 20% 투표로 합산해 선정―전문가 투표인단은 KBO 경기운영위원회, 현역 단장, 감독, 선수, 출입 기자단 대표 등 156명으로 구성
구단별로는 가장 오래 몸담은 팀을 기준으로 할 때 해태(현 KIA)와 삼성이 각 7명으로 가장 많은 레전드를 배출했다. 반면 쌍방울 소속으로 레전드로 뽑힌 건 김기태(53) 한 명뿐이었다. 포지션별로는 야수가 25명으로 투수(15명)보다 많았다. 레전드 40인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포지션별로 최고 활약을 선보인 선수가 받는 골든글러브를 평균 3.4번 받았다.
순위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건 30위와 31위였다. ‘헤라클레스’ 심정수(47)가 총점 50.71점으로 30위에 올랐고, ‘그라운드의 여우’ 김재박(68)이 0.08점 뒤진 50.63점으로 31위에 위치했다. 심정수가 현대에 몸담고 있던 2001∼2004년 이 팀 감독이 바로 김재박이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