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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국왕, 이르면 내년 봄 대관식… 아들보다 지지율 낮아

입력 | 2022-09-20 03:00:00

[엘리자베스 2세 英여왕 장례식]
불륜-이혼 따른 비호감 적지 않아
BBC “윌리엄 중심 왕실 돌아갈것”
군주제 폐지론 해소 등 과제 산적




70년간 영국 최장기 군주로 재임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이 19일(현지 시간) 거행되면서 여왕의 장남이자 74세의 고령에 왕위에 오른 찰스 3세 국왕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과거의 이혼과 불륜 등으로 국민 비호감이 상당한 상황에서 왕위를 물려받은 그가 향후 여러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찰스 국왕은 장례식 하루 전인 18일 성명을 통해 8일 여왕의 서거 후 10여 일간 전 세계로부터 받은 많은 애도와 응원의 메시지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나와 가족에게 많은 지지와 위로가 되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찰스 국왕의 대관식이 이르면 내년 봄 진행될 것이라며 장소는 지난 900년간 대관식이 열린 런던 시내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그와 커밀라 왕비(75)가 엘리자베스 2세와 마찬가지로 버킹엄 궁전에 거주할 가능성이 높지만 궁전이 2027년까지 대대적인 재정비에 들어가 입주가 늦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데일리텔레그래프는 대관식이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대관식 때보다는 간소하고 조촐한 규모로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찰스 3세 국왕은 커밀라 왕비와의 불륜으로 이혼한 첫 번째 부인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사망 이후 여론의 비판을 받아 왔다. 5월 여론조사회사 유고브가 실시한 왕실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호감도에서 그의 지지율은 56%로 여왕(81%),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40세의 장남 윌리엄 왕세자(77%)보다 훨씬 낮았다. BBC는 낮은 지지율은 여전히 그에게 남겨진 숙제이며 왕실이 윌리엄 왕세자를 중심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측했다. 윌리엄 왕세자는 2011년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40)과 결혼해 조지 왕세손(9)과 샬럿 공주(7), 루이 왕자(4) 등 세 자녀를 두고 있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국 군주를 명목상의 국가수반으로 두고 있는 영연방 각국에서 공화제 전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여왕의 장례식이 거행된 19일 웨스트민스터 사원 앞에서 군주제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왕실 역사가 리처드 피츠윌리엄스는 BBC에 “젊은 세대가 왕실과 군주제에 매력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새 국왕의 과제”라고 진단했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입헌군주의 전통을 지킨 여왕과 달리 찰스 국왕은 왕세자 시절부터 환경보호 등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5일 취임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집권 보수당에 입당하기 전 젊은 시절 한때 군주제 폐지에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가디언은 찰스 국왕이 매주 트러스 총리를 접견하면서 일부 사안에서 둘 사이의 의견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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