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하노버 상용차 박람회 참가
‘각형·원통형 셀’ 비공개 공간 운영
사진 및 영상 촬영 불가
실적에 초점 맞춘 전시회 참가
대규모 전시 부스 운영 ‘중국 CATL’과 대비
삼성SDI가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상용차박람회 ‘2022 하노버모터쇼’에 참가했다. 단순한 제품 전시가 아니라 완성차 고객사를 위한 비공개 부스로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철저하게 수주와 계약 등 해외 실적에 초점을 맞춘 부스인 셈이다. 관람객 출입이 제한된 비밀스러운 공간을 운영하기도 한다. 상용차에 특화된 혁신적인 배터리 기술을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방침이다.
삼성SDI는 20일(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6일간 독일 하노버 메쎄 12관에서 상용차 고객사를 위한 비공개 부스를 운영한다고 20일 밝혔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제품을 전시하지만 일반 관람객은 확인하기 어렵다. 기술과 제품을 전시하는 ‘프리즈매틱(각형)&신린드리컬(원통형) 셀(Prismatic & Cylindrical Cell)’ 공간은 철저하게 고객사에게만 개방하기 때문이다. 사진이나 영상 촬영도 금지됐다.
현장에 있는 삼성SDI 관계자는 “해당 공간에서는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과 관련된 외부 유출 금지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내부에 있는 전시품이나 콘텐츠를 촬영하면 안된다”고 전했다. B2B 업체 특유의 영업 분위기로도 볼 수 있다.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는 별도 발표나 이벤트도 없다. 군더더기 없이 실적에 중점을 두고 유럽 시장 공략을 꾀하는 삼성SDI 영업 및 마케팅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고객사 관계자들이 예약 후 부스를 방문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부스 외부는 자체 배터리 브랜드 ‘프라이맥스(PRiMX)’를 내건 간판으로 꾸몄다. 상용차를 강조한 미니카 모형도 독특하다. 주력 각형 배터리 몇 개는 벽면에 간략하게 전시했다. 부스는 대부분 테이블과 의자, 미팅룸 공간으로 구성된 폐쇄적인 모습이다.
독일 IAA는 뮌헨(홀수 해)과 하노버(짝수 해)에서 각각 승용차와 상용차 전시회로 번갈아 열린다. 삼성SDI는 지난 2013년부터 IAA에 참가해왔다. 올해는 국내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하게 참가했다. 해외 배터리 업체의 경우 중국 CATL이 대규모 부스를 마련했다. CATL은 일반적인 형태로 부스를 운영한다. LFP 각형 배터리와 배터리 팩 등 다양한 제품을 모든 관람객에게 선보였다. 영업이나 마케팅보다는 전시회 특성에 맞춰 기술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운영한다. 부스 규모도 삼성SDI보다 크다.
삼성SDI는 ‘새로운 전기차 시대를 견인한다(Heading Towards a New Horizon)’이라는 주제로 부스를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소재 기술력과 품질관리, 대량생산 역량 등 핵심역량을 고객사에게 알린다는 취지다. 특히 상용차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기술력과 특화 기술을 소개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하이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와 독자 특허를 가진 SCN(Silicone Carbon Nanocomposite) 소재 기술 등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고에너지밀도와 급속충전, 장수명 성능 등을 향상시킨 6세대 각형 배터리(P6)를 주요 제품으로 내세웠다.
또한 코발트프리(Co-Free) 및 전고체 전지를 포함한 각형, 원통형 배터리 로드맵을 고객사에게 공유한다고 삼성SDI 측은 설명했다. 상용차 특화 스케일러블(scalable) 모듈·팩 혁신기술은 이번 박람회 성격에 부합하는 기술이다. 고객사 요구에 따라 배터리 에너지와 충전시간, 수명 등을 상용차 각 모델에 최적화해 차별화된 성능을 제공한다고 삼성SDI 측은 소개했다.
배터리 업체에게 있어 상용차 분야는 성장성이 높은 시장이라고 한다. 적재 용량에 따라 전기 상용차(600~1000kWh)에는 승용차(75~80kWh)에 비해 8~13배가량 많은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 사용차 시장은 올해 25만3000대 수준에서 오는 2030년 314만 대 규모로 약 9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31.4%에 달한다.
손미카엘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부사장은 “삼성SDI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최고의 품질을 바탕으로 상용차에서도 특화된 삼성SDI 만의 배터리 솔루션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번 전시회가 전기차 시대를 견인하기 위한 삼성SDI의 기술경쟁력과 품질, 비전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버=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