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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환, 회계프로그램 허점 노려 피해자 주소 빼냈다”

입력 | 2022-09-20 11:29:00

신당역 살인사건 가해자 전주환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진구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호송되고 있다. 뉴스1


‘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의 피의자 전주환이 회계프로그램의 허점을 이용해 피해자의 주소를 알아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교통공사의 김정섭 노동조합 교육선전실장은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일반적인 인트라넷(내부망)이 아닌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의 회계프로그램 부분에 허점이 있었는데, 전 씨가 이를 미리 알고 범죄를 계획하는 과정에 활용해 피해자의 주소지를 알아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일반적인 직원은 내부망을 통해 사진이나 이름, 근무지, 근무 형태, 개인 휴대폰 번호나 사내 이메일 주소 정도만 조회가 된다”며 “회계프로그램 중 직원 개인의 원천징수를 확인하는 부분에 주소지가 입력돼있는데, 대부분의 직원은 모르는 걸 전 씨는 우연히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프로그램은 사내 컴퓨터로만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전 씨가 직위해제 전 회사에 다니고 있을 때 (주소를) 확보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주환이 범행 직전 주소지 주변을 배회하며 피해자와 닮은 여성을 미행하는 모습이 인근 폐쇄회로(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주소는 피해자의 옛 거주지였고, 전 씨는 이후 구산역을 찾아 자신을 휴가 중인 직원이라고 소개하며 피해자의 근무 일정을 파악, 근무지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서울경찰청은 전날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사전에 계획해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등 범죄의 중대성 및 잔인성이 인정된다”며 전주환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1991년생으로 올해 만 31세인 전 씨는 이번 사건과 별개로 2018년 음란물을 유포해 경찰 조사를 받고 두 차례 처벌받은 바 있으며, 폭행 사건으로 경찰에 입건된 전력도 있다. 2016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으나 이후 1년간 진행되는 실무수습을 마치지 못했고, 정식 회계사 자격증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