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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사건’ 책임 추궁 공방…여야 “법원·경찰청, 피해자 감수성 떨어져”

입력 | 2022-09-20 13:19:00


여야는 20일 법원이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가해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것과 관련,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또한 서울교통공사에 대한 책임 추궁과 대책 마련 촉구도 이어졌다.

이날 국회 여가위는 오전 9시30분터 전체 회의를 열어 세 시간 넘게 각 관계기관으로부터 스토킹 피해자 지원 관련 긴급현안을 보고 받았다. 이날 회의에는 여성가족부, 법무부, 경찰청, 서울교통공사 등 관계기관이 참석했다.

◆여야, 법원·경찰청 ‘잘못 크다’ 비난

여야는 법원이 가해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을 두고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또한 경찰이 피해자가 1월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두 번째 신고를 한 것에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기도 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살인까지 방치가 된 것은 법원의 잘못이 크다”며 “스토킹 범죄는 재판 도중에도 불구속 피고인들은 충분히 피해자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다. 재판 도중에 (스토킹) 움직임이 있는지 피해자 감수성을 갖고 체크해야 하는데 법원에 물어보니 스토킹 범죄에 재판에 관한 매뉴얼이 없다”고 꼬집었다.

전 의원은 그러면서 경찰청에 화살을 돌려 “피해자 감수성이 너무 떨어지는 것이, 이번 사망사건의 일차적인 책임이 경찰청이 있다”면서 “(경찰청은) 반성해야 한다. 이정도로 피해자가 참다 못해서 올 1월에 신고할 정도면 ‘스토킹 재발’이다. 당연히 영장청구를 해야 했다. 이 사건의 발생 살인사건까지 된 데에는 경찰청의 책임이 굉장히 크다”고 지적했다.

이원택 민주당 의원도 거들었다. 이 의원은 “피해자를 살릴 4번의 기회를 사법당국에서 놓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전씨가) 수사를 받는 와중에도 스토킹을 계속 했고 2월달에 재차 고소했다. 피해자 신변보호조치나 가해자 잠정조치를 구금 등을 할 수 있었는데 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에 우종수 경찰청 차장은 “담당 수사관이 1차 수사 때 법원에서 구속의 여건을 엄격하게 판단하니까 귀속된 게 아닌가 싶다”면서 “향후 재발시에 적극적으로 스토킹처벌법을 적용하고 긴급조치 등 피해자의 의사에 반대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제도를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에 책임 촉구도

이날 서울교통공사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신당역 살인사건 가해자의 불법촬영 사건을 여성가족부에 통보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성폭력방지법에 따라서 공직유관단체에서 성폭력 관련 범죄가 발생했을 경우, 사건을 여가부에 통보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여가부에 통보한 적이 있냐”고 묻자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그렇지 않다”면서 “(앞으로) 통보를 하겠다. 다만 제도개선을 해달라고 같이 건의를 드렸다”고 답했다.

김 사장은 “피해자가 누구인지 몰랐다”면서 “해당기관에 성폭력이 발생한 경우 피해자의 명시적인 반대의견이 없으면 통보한다”라고 답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10월 경찰에서 신당역 사건 가해자의 불법촬영 혐의를 전달 받았다. 피해자가 내부 직원인지 특정되지 않아 여가부에 통보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 역시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신당역 살인사건’ 가해자의 불법촬영 사건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번 사건에서 답답하다고 느끼는 건 여가부 장관이 피해자 보호에 상당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서울교통공사로부터 가해자의 불법촬영 혐의를 통보받지 못한 점”고 지적했다.

유정주 민주당 의원은 “공사직원들은 가해자가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혔다고 하고 역장이나 공사 차원에서는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라는 식의 기사들이 많이 나온다”면서 “현장을 가보니 역의 업무환경이 굉장히 열악했다. 업무 현장에서 괴롭힘이나 기타 내부에서 벌어지는 범죄행위에 대한 피해자 보호나 예방 등을 위한 공사의 시스템 마련 관련 확충이 굉장히 부족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2년 전 가스총(가스 분사기)을 회수하고 전자식 호루라기를 지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김 사장은 “노사협의를 거쳤다. 가스분사총을 운영을 했는데 잘못 사용했을 때의 문제점이라든가 관리 의견들이 제기 됐었다. 그 당시에 노사보건환경안전위원회에서 하지 말자고 했고, 전자 호루라기가 좋다고 해서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야간 2인 1조 근무’에 대한 문제 지적에 대해서는 김 사장은 “야간에 가급적이면 혼자서 갈 수 있는 환경을 최소한으로 없애보려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법원행정처 ‘불출석’·여가부 ‘늦은 출석’에 비판도

한편 법원행정처의 불출석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스토킹 범죄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할 부처가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전주혜 의원은 “오늘 여러 부처가 나왔는데 오늘 법원행정처에서 나와서 책임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내세워야 여가위가 실효가 있다”면서 “오늘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서 유감을 표명하는바”라고 지적했다.

이에 권인숙 위원장은 “지금 법사위 사개특위와 처장 등이 현안 보고를 위해서 타 상임위원회에 출석한 예가 없고 사법부의 독립성에서 당정회의 위원실 업무보고 등 일제 참석하지 않았다고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야는 김현숙 여가부 장관이 회의에 늦게 참석하는 것을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장관은 앞서 이날 오전 국무회의 참석을 이유로 개의 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 참석했으며, 장관 대신 여가부 차관이 대신 참석한 상황이었다.

여가위 민주당 간사인 유정주 의원은 “오늘의 현안 보고가 갖고 있는 시급성을 고려하면 여가부 장관은 의사정족수를 이유로 국무회의에 참석할 것이 아니라 긴급현안보고 참석이 어려우니 다른 부처를 찾아보라 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 여가위 간사인 정경희 의원은 “국무회의가 화요일 오전 예정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국무회의를 열 수 없을 경우에 큰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차관을 참석시키는 이유가 명확하고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마치 문제가 있는 것인 양 말하는 것은 정치공세이지 사실관계에 부합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