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폐교한 전북 남원시 소재 서남대의 빈 강의실 모습. 동아일보DB
최근 3년간 이뤄진 일반대 학과 통폐합 사례 700건 가운데 77%(539개)가 비수도권대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험생 감소와 학생들의 수도권대 선호 현상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0일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일반대학 학과 통폐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에 전국 일반대에서 328건의 학과 통폐합이 이뤄졌다. 통폐합 건수는 2019년 130건, 2020년 242건 등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통합이나 통합 신설 과정에서 사라진 학과가 207개에 이른다. 세부 전공 학과를 만들면서 기존 학과를 폐과한 경우가 100건이다. 통폐합 건수는 이같은 5가지 학과 구조조정 사례를 취합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비수도권대에서 학과 통폐합이 많았다. 비수도권대 통폐합 건수는 2019년 119건에서 2020년 158건, 지난해 262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대의 통폐합 건수는 11→84→66건으로 집계됐다.
계열별로는 인문·사회가 284건으로 가장 많았고, 공학 190건, 자연과학 130건 순이었다. 도종환 의원은 “산업 인재 육성만을 강조하는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이 지방대와 기초학문의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대의 학과 통폐합 건수 (단위: 건). 자료: 도종환 더블어민주당 의원실
20일 종로학원이 최근 수시모집을 마감한 228개 일반대 중 208개 대학의 수시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 소재 42개 대학의 경쟁률은 16.85대 1로 지난해 16.01대 1보다 올랐다.
반면 비수도권 123개 대학의 경쟁률은 6.04대 1에서 5.72대 1로 낮아졌다. 서울권 대학의 지원자가 2만3163명 늘어난 반면, 비수도권대 지원자는 3만1458명 감소한 결과다.
경쟁률이 6대 1에 미치지 못한 대학은 총 96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비수도권대가 80.2%(77개)를 차지했다.
일반대 수시 원서는 6장까지 쓸 수 있기 때문에 경쟁률 6대 1 미만은 사실상 미달인 것으로 간주한다. 비수도권대(123개)의 62.6%가 수시 정원을 채우기 어렵다는 의미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