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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값 부담”…유럽 공장들 생산 줄이고 직원 감축

입력 | 2022-09-20 15:16:00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값 상승이 유럽 산업을 강타하고 있다. 공장들이 생산을 줄이고 수만명의 직원을 일시 해고하며 유럽의 경기 침체 위험이 더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럽에서 에너지 가격이 빠르게 오르자 금속, 종이, 비료 등의 많은 제조업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세계 최대 유리 식기 생산업체 프랑스 아크인터내셔널은 최근 공장의 9개 용광로 중 4개의 용광로를 유휴 상태로 두고 나머지는 천연가스 대신 디젤 연료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 4500명의 직원 중 3분의 1은 부분 휴직 상태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갑작스럽게 차단하면서 수년간 값싸게 공급받아온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니콜라스 호들러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 경험한 것 중 가장 극적인 상황”이라며 “에너지집약적인 기업의 경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 여름 유럽이 전력 부족을 겪으며 에너지 비용이 1년 전 1900만유로(약 264억원)에서 7500만유로로 급등했다.

프랑스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루미늄 덩케르크는 에너지 비용이 4배 치솟을 위험에 직면하자 620명의 직원 중 일부를 해고하고 생산량을 20% 줄이기로 했다. 또 세계적인 알루미늄 제품 생산업체 알코아는 노르웨이에서 생산량의 3분의1을 감축했다.

이는 유럽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미 유로존의 7월 산업 생산은 1년 전보다 2.3% 감소했다. 이는 2년여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유럽연합(EU)은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EU는 가격 상승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긴 에너지 기업으로부터 횡재세를 부과해 타격을 상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NYT는 “에너지 비용이 이미 많은 제조업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치솟았다”며 “수천곳의 유럽 기업이 더 저렴할 때 고정된 가격으로 체결한 계약이 거의 만료돼 10월 중 현 가격으로 갱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장들이 타격을 입으면서 인근 주민들 사이에선 “도미노 효과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크인터내셔널 인근 카페의 주인 발레리 할은 “아크인터내서널은 이 지역의 생명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베로니크는 “많은 다른 사업들이 의존하고 있다. 운송 회사, 골판지 상자 제조업체 모두 타격을 느낄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