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먹거리창업센터는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설립한 농식품 분야 특화 창업보육센터입니다. 2016년 12월 서울시 가락시장 현대화 시설인 가락몰 1관과 2관에 3층(약 500평 규모)에 문을 열었는데요. 2020년 12월 많은 관심을 받으며 규모를 확대해 최대 70개 입주기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 강동구에 위치한 강동그린타워 8층과 9층으로 확장 이전했습니다.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입구에 위치한 오픈키친 모습, 출처: IT동아
서울먹거리창업셉터는 국제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서울’이 보유한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1,000만 명 규모의 거대한 소비시장을 바탕으로, 농식품 분야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전통과 첨단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입주 스타트업의 의견을 반영해 실제 필요로 하는 부분을 해결해주는데 집중하는 '네트워크'죠. 스타트업을 위해 판로개척을 다각화했고(유통 대기업 협업 및 크라우드펀딩 지원 등), 새로운 먹거리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이외에도 식품 디자인, 홍보 영상 촬영, 특허 출원 등 이종 기업을 연계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센터와 입주기업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더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노력인데요.
2022년 2분기 기준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운영성과, 출처: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이 같은 노력을 통해 2022년 2분기 기준, 서울먹거리창업센터는 누적 매출액 951억 원, 투자유치액 342억 원, 일자리창출 789명이라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이에 IT동아가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을 만나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경험을 전달하고, 어떤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는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스타트업은 식품 시장의 불편을 찾아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개발하고, 더 나은 식품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워코프로펙투스입니다.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워코프로펙투스의 사업 아이템 ‘이지바이트(EASY BITE)’를 발표하고 있는 송준규 대표, 출처: 워코프로펙투스
음식을 보다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워코프로펙투스가 서비스하고 있는 이지바이트 대해서 소개를 부탁한다.
송준규 대표(이하 송 대표): 이지바이트는 음식을 먹는 과정을 보다 쉽게 해결하고자 노력하기 위한 서비스다. 음… 햄버거나 피자, 샌드위치 등을 예로 들어보자. 일상에서 흔히 즐기는 음식들이다. 그런데, 다소 먹기에 불편하다. 햄버거를 먹을 때 빵 사이의 내용물이 자꾸 흘러내리기도 하고, 아래로 떨어지는 소스 때문에 옷을 더럽히기도 한다. 샌드위치도 햄버거와 크게 다르지 않고, 피자도 마찬가지다. 피자 도우 위에 올라간 많은 식재료와 소스 등을 흘리는 일은 부지기수다. 들고 먹을 때 손에 묻기도 하고… 스스로 ‘게걸스럽게’ 먹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어떤 의미인지 이해했다는 답변에)
송 대표: 맞다. 그런 불편함을 해소하고 싶었다. 먹기 편한 피자는 없을까? 흘러내지 않는 햄버거는? 짜장면을 비비기 귀찮은데 바로 먹을 수는 없을까? 금방 쉬지 않아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샌드위치는? 숟가락과 젓가락, 포크, 식기 등을 꼭 사용해야만 할까?
다양한 음식 메뉴를 한 입 크기로 개발해 테스트한 모습, 출처: 워코프로펙투스
또한, 음식을 작게 만들면 다양한 음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식당에 들어가 혼자 밥을 먹을 경우, 메뉴 1개를 선택하면 다른 선택지는 없다. 하지만, 한 입 크기로 줄이면 보다 많은 음식을 즐길 수 있지 않겠나.
그렇게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은, 음식을 작게, 한 입 크기로 만드는 것이었다. 작게 만들면 흘리지 않을 수 있다. 안정적으로 만들면 소스가 흐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후 시장을 파악했다. 무턱대고 아무 음식이나 작게 만들 수는 없지 않나(웃음). 사람들이 어떤 음식에 불편함을 느꼈고, 개선점을 바라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2021년 하반기에 직접 배달 중심 매장을 운영했다.
IT동아: 시장 조사를 위해 먼저 움직인 셈이다.
송 대표: 맞다. 시장 파악이 먼저였다. 우리의 생각만을 강요할 수는 없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이에 강남에 배달매장을 단기 임대해서 배달 위주로 테스트했다. 오프라인 판매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삼았다. 당시 한 입 크기로 줄인 비빔볼, 짜장볼, 치킨 바비큐 큐브, 연어 스테이크 큐브 등으로 시장 반응을 살폈다.
강남에 배달 매장을 운영하며 다양한 음식을 테스트하고 생산 도구를 개발했다, 출처: 워코프로펙투스
약 2개월에 걸친 시장 테스트 결과, 선택한 결과는 피자였다.
IT동아: 한 입 크기의 피자라… 확실히 먹기에는 편할 것 같다.
송 대표: 피자를 핑거푸드화한 ‘피자볼’을 개발했다. 듬성듬성한 토핑과 맛 없는 자투리 부분이 많은 기존 피자의 불편함을 한 입 크기의 피자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고객이 원하는 토핑을 골라서 여러 종류의 피자를 한번에 맛 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피자볼 사진, 출처: 워코프로젝투스
피자볼을 개발한 뒤 한동안 많이 바빴다. 오프라인에서 많이 찾았다. 지난 2021년 12월 27일부터 약 7개월 동안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시작으로 AK백화점, 아이파크몰,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에서 1~2주일 간격으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백화점이라는 공간과 우리가 이지바이트로 추구하는 브랜드 의미가 잘 맞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팝업스토어는 올해 7월 2일이었다. 하루 150~200만 원이라는 매출을 올리며 입점 제안과 프랜차이즈 제안도 받았었다.
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갤러리아백화점 광교, 롯데백화점 본점 등에서 이지바이트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던 모습, 출처: 워코프로펙투스
음식 섭취의 불편함을 해결하겠다는 의지
IT동아: 반 년 이상 현장에서, 특히 백화점이라는 소비의 중심에서 오래도록 찾아 왔다는 것은 충분히 경쟁력을 검증 받은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송 대표: 팝업스토어 운영은 실제로 인기를 끌었다. 오프라인 현장 분위기를 통해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고, 온라인 후기 역시 나쁘지 않았다. 이에 실제로 입점과 프랜차이즈 모델 확장에 대해서 심각하고, 치열하게 고민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피자를, 아니 음식을 작게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기존 같은 음식 대비 더 많은 인력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또한, 허투루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고급 인력이 필요하다. 물리적으로도 같은 맛을 내는 음식을 작게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 도전이고, 음식 크기를 줄이는 이러한 과정에 소비자가 더 많은 비용을 내야 한다는 것을 납득시켜야만 했다. 즉, 사업을 확장하며 얻는 결과 대비 지출하는 비용을 따져야 했다.
이것 하나만은 확인했다. 음식 섭취에 대한 불편함을 사람들도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IT동아: 배달매장을 운영하며 온라인 경험과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오프라인 경험을 쌓은 셈이다.
송 대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받은 정식 입점 제안은 정말이지 아쉽다. 팀원들과 함께 정말 많이 고민했지만, 프로젝트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음식을 섭취하는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생각한다.
이후 개발한 것은 샌드위치 ‘뚠뚠통카츠샌드’다. 샌드위치를 먹는데 있어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크기와 유통기한이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짧은 유통기한에 주목했다. 샌드위치는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해 냉장 유통 위주로 시장에서 판매된다. 때문에 미판매 제품의 경우 버려지는 양도 상당하다. 이에 냉동으로 유통해보면 어떨까 고민했다.
이지바이트 뚠뚠통카츠샌드, 출처: 워코프로펙투스
우리가 개발한 뚠뚠통카츠샌드의 유통기한은 1년이다. 미리 구매해 냉동실에 보관하고 원할 때 꺼내서 해동해 먹을 수 있다. 맛도 포기하지 않았다. 도드람 한돈 100% 생등심을 깨끗한 기름에 튀겨내 양식 전문 셰프의 통겨자 소스를 입혀 우유식빵으로 마무리했다. 시제품을 개발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2차 물량도 곧 나온다. 여러 오픈마켓과 입점 논의를 하고 있다.
뚠뚠통카츠샌드 컨셉 사진과 제품 생산 모습, 출처: 워코프로펙투스
맛 하나는 자부한다. 냉동 샌드위치라며 낯설 수 있지만, 해동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습기를 자연스럽게 흡수해 오히려 촉촉해진다. 상온 3시간, 냉장 12시간으로 해동하거나 전자레인지를 활용해도 된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어떤 돈까스 샌드위치보다 가장 맛있다고 자부한다(웃음).
뚠뚠통카츠샌드 라이브커머스 장면, 출처: 워코프로펙투스
추가로 개발하고 있는 아이템은 마를 활용한 제품이다. ‘건강은 생강마’라는 제품으로 생강과 마를 스틱형태로 쉽게 섭취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마는 혈당 수치 개선(인슐린 분비 촉진), 소화 도움/위 보호,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혈류 개선, 심혈관 질환 예방, 면역력 증진, 항염/소염 작용, 간 기능 개선, 항암 작용, 원기 회복/체력 증진 등 다양한 효능을 지닌 식재료다. 마를 산에서 나오는 장어라고 말하는 이유다. 하지만, 매번 껍질을 깍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진액이 흘러나와 준비하는 과정이 여러모로 불편하다. 이에 보다 쉽게 섭취할 수 있도록 개발해 곧 선보일 예정이다.
도전을 선택했습니다
IT동아: 언제부터 창업을 결심했는지 궁금하다.
손 대표: 워코프로펙투스는 지난 2021년 5월 설립했다. 아직 법인 전환을 하지 않은 개인사업자다. 창업은 이전부터 계속 고민했다. 한 가지 일만 하고 싶지 않았다. 여러 경험, 다양한 도전을 통해 역량을 꾸준히 쌓고 싶었다. 어느 하나에 만족하고 있으면, 그대로 머물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선택한 것이 창업이었다.
워코프로펙투스 설립 전, KBS 지역총국에서 아나운서로 약 4년간 일했는데, 당시 국회의원과 인터뷰 하며 정치, 행정 관련 이야기를 하는데 내 스스로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잘 모르는 내용을 질문한다는 것 그것만으로 부끄러움의 이유는 충분하지 않나. 스스로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래서 창업에 도전했다.
KBS강원에서 뉴스를 진행했던 모습, 출처: 워코프로펙투스
지난 1년 6개월 동안 곧 시중에 선보일 제품까지 포함해 3개의 아이템을 개발했다. 워코프로펙투스는 앞으로도 꾸준하게 이지바이트의 색깔을 입힌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음식을 오로지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작은 불편함도 찾아서 해결하고자 한다. 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맛이다(웃음). 맛은 언제나 1순위다.
IT동아: 마지막 질문이다. 워코프로펙투스라는 회사명이 궁금한데.
더 쉽고 편리한 음식 섭취를 위해 도전하는 워코프로펙투스, 출처: 워코프로펙투스
송 대표: 하하. 라틴어다. 워코는 ‘부르다’, 프로펙투스는 ‘진보, 성공, 전진’이라는 뜻이다. ‘고객의 성공을 부른다’라는 해석을 담았다. 이제 시작이다. 제품을 함께 개발하는 현직 셰프들과 함께 팀을 이뤘고, 다양한 음식 섭취의 불편함을 찾아 해소하고자 한다.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에서 테스트하며, 고객의 반응을 확인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워코프로펙투스의 이지바이트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동아닷컴 IT 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