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히잡(얼굴만 내놓고 머리 목 가슴을 가리는 이슬람 여성 전통 복장)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조사 받던 20대 여성이 돌연 숨진 데 대한 항의 시위가 격렬해지고 있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5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쿠르드족 자치 지역 헹가우 인권단체에 따르면 19일 이란 경찰 당국이 쿠르드족 거주지역에서 히잡 미(未)착용 여성 의문사(死) 사건 항의 시위대에 총기를 발포해 5명이 숨졌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시위는 쿠르드족 거주지인 사케즈, 디반데레, 데호란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헹가우 인권단체는 시위대 75명이 경찰 진압 과정에서 다쳤다고 주장했다.
이란 경찰 당국은 시위대 사망 사실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란 국영 TV는 이날 다친 시위자가 “사망자는 없었다”고 말하는 인터뷰를 방송하며 ‘사망설’을 부인했다. 국영 통신사 iRNA 역시 일부 시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경찰이 해산시켰다고만 밝혔다.
이란은 1979년 이른바 이슬람 혁명 이후 만 9세 이상 모든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반드시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