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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與 또 문자 파동… 이러니 윤리위 독립성 말 나오는 것

입력 | 2022-09-21 00:00:00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같은 당 유상범 의원이 주고받은 메시지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포착됐다. 정 비대위원장의 휴대전화 카카오톡 창에는 ‘중징계 중 해당행위 경고해야지요’라는 내용 등이 적혀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윤리위원인 유상범 의원이 ‘이준석 제명’ 얘기를 주고받는 문자 대화가 그제 공개됐다. 국회사진기자단이 포착한 카카오톡 메시지에 따르면 정 위원장은 “중징계 중 해당행위 경고해야지요”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유 의원은 “성상납 부분 기소가 되면 함께 올려 제명해야죠”라고 답했다. “내부 총질 당 대표”에 이은 두 번째 문자 파동이다.

정 위원장은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은 8월 13일이고, (그때는) 평의원이었다”고 해명했다. 한 달여 전 일이라 해도 논란은 불가피하다. ‘정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고향 친구로 지내는 사이다. 당 안팎에선 ‘친윤’ 그룹의 좌장으로 꼽혀 왔다. 그를 일개 평의원으로 볼 이는 별로 없다.

‘양두구육’ 등 막말을 쏟아내 경고 의견을 냈다는데 더 납득하기 어려운 건 유 의원이다. 문자가 오간 때는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경찰 소환 조사가 이뤄지지도 않은 상태였다. 추가 징계 논의를 위한 윤리위 소집도 예고돼 있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윤리위원 중 유일한 검찰 출신인 유 의원이 당의 최다선 의원에게 경찰의 성상납 기소를 전제로 제명을 언급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미 ‘6개월 당원권 정지’의 중징계를 받은 상태다. 남은 징계 수위는 탈당 권유와 제명밖에 없다. 일각에선 탈당 권유 추가 징계가 나올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여권 핵심부에선 ‘이준석 제명 시나리오’가 일찌감치 가동되고 있었다는 뜻인가. 실체적 진실이 무엇이든 추가 징계 여부를 놓고 “짜고 친다”는 의심을 줄 수밖에 없게 된 점은 분명하다.

유 의원은 윤리위원을 사퇴했지만 윤리위가 어떤 조치를 취하든 공정성과 객관성 시비는 지속될 수밖에 없게 됐다. 추가 징계를 서두를 때가 아니다. 경찰은 어제 이 전 대표의 성접대 의혹과 관련된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선 공소시효 만료 등의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다만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추가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경찰의 수사 결과와 법원 판단 등을 고려해서 최종적인 결정을 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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