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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軍, 수업중 학교에 헬기 사격… 어린이 11명 숨져

입력 | 2022-09-21 03:00:00

헬기 2대, 1시간동안 총격 퍼부어
군부 “학교 교사 2명이 저항군” 주장



미얀마군이 제2도시인 만달레이 북서쪽에 있는 타바인 레트예테코네 마을의 한 초등학교를 공습한 다음날인 17일(현지 시간) 학교 복도 바닥에 핏자국이 말라붙어 있다. 그 옆에 피 묻은 가방과 공책이 보인다. 미얀마군이 헬기 2대를 동원해 기관총 등 중화기로 학교를 무차별 공격하면서 어린이 11명이 사망하고 학생 14명을 포함해 17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AP=뉴시스


미얀마 군부 정권이 수업 중이던 초등학교를 중화기로 기습 공격해 어린이 11명이 사망하고 학생 14명을 포함해 17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미얀마 현지 매체 이라와디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군은 16일 미얀마 제2도시인 만달레이에서 북서쪽으로 약 110km 떨어진 타바인 레예콘 마을의 한 초등학교를 급습했다. 미얀마군은 Mi-35 헬리콥터 2대를 동원해 기관총 등 중화기로 학교 건물을 향해 총격을 퍼부었다. 이 학교 재학생은 약 240명이다.

당시 교내에 있었던 학교 관리자 마르마르(가명) 씨는 AP통신에 “군부는 단 1분도 멈추지 않고 한 시간 동안 공중에서 학교로 총을 쐈다. 우리가 할 수 있던 것은 기도하는 것뿐이었다”며 참혹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는 “아이들이 ‘친구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소리쳤다. 한 학생은 ‘너무 아파서 더 이상은 못 참겠다. 제발 나를 죽여 달라’고 외쳤다”고 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미얀마군은 학교를 향한 공습을 끝낸 뒤에도 군인 약 80명을 투입해 인근의 한 종교시설에 대대적인 총격을 가했다. 마르마르 씨는 마을의 다른 곳에서도 최소 6명의 성인이 사망했고, 팔다리를 잃은 학생들을 포함해 부상을 입은 약 30명의 학생을 봤다고 말했다. 한 익명의 목격자는 군인들이 사망한 아이들의 시신을 인근 마을로 가져간 후 화장했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2월 쿠데타로 집권한 뒤 시민들을 무력으로 진압해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적은 있었지만, 어린이들의 희생은 이번이 가장 크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미얀마 군부는 이날 민간인 공격에 대해 “해당 학교 교사 2명이 군부에 반대하는 시민방위군 소속이고, 사찰에도 저항군이 숨어 있어서 소탕 작전을 편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부는 부상당한 어린이 9명과 교사 3명 등 20명 이상을 끌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반군 측은 “미안먀 군부가 우리를 죽이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으나 무고한 아이들을 살해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