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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주식 파는 외국인…‘고환율·증시 하락’에 셀코리아 우려 커져

입력 | 2022-09-21 06:11:00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 2022.9.19 뉴스1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줄어들고 있다. 이달 들어 2조원가량 주식을 팔아치운 외국인의 코스피 비중도 13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글로벌 고강도 긴축 기조 및 달러 강세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셀코리아’에 하락폭이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1~20일 사이 1조8329억9500만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1조6069억6300만원어치를 팔았다.

시장에서 외국인 비중도 줄어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시가총액 비율은 30.39%로 2009년 7월27일(30.37%) 이후 13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20년 초 40%에 육박하던 외인 비중은 코로나19 이후 개인투자자가 늘면서 줄어들기 시작했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34%대를 유지했지만, 이후 급감해 8월부터는 30%대에 머물고 있다. 조만간 30% 밑으로 내려갈 거란 전망도 나온다. 30%를 하회한 건 2009년 7월13일(29.92%)이 마지막이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안전자산으로 투자심리가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은 매도 우위를 보인다. 달러 강세에 환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투자자들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1100원대로 시작한 달러·원 환율은 지난 16일 장중 1399원으로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던 지난 7~8월에는 외국인이 순매수 행진을 벌였지만, 이때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조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도 반등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연준의 매파적 발언이 나오면서 고강도 긴축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자 외국인들도 등을 돌렸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불확실한 매크로 환경,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등이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고환율 추세에도 꾸준히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 투자자도 9월 들어 매도 우위로 전환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줬던 외국인의 이탈도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당분간 달러 강세가 사그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외국인 수급에 문제로 지적됐다. 현재도 외국인 이탈로 증시가 영향을 받는데, 환율 상승이 이어진다면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문제로 발생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업종 선별에 집중하며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에 따른 외국인 순매도 여파를 피해야 한다”며 “증시 수급 환경에서 큰 흐름을 조성하는 외국인과 역행하는 관계를 형성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일주일 누적 기준으로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된 업종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며 “일례로 외국인이 계속 파는 소프트웨어는 타이밍상 맞지 않고, 가전(2차전지)이나 자동차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익 모멘텀도 겸비했다면 좀 더 안전한데, 외국인 누적 순매수 기준으로 EPS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이 자동차”라며 “또한 환율이 급등하는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크지 않은 방어주인 음식료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