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의 반대에도 정치자금으로 제공되는 ‘검은돈(dark money)’ 출처를 공개하는 법안을 의회에서 승인할 것을 재촉했다고 CNN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은 이날 미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우리의 선거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너무 많은 돈이 음지에서 흐르고 있다”며 “그것은 ‘검은돈’이라 부른다. 숨겨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전 대통령에게 대법원 구성과 운영에 대해 조언을 해준 한 보수성향의 단체를 이끄는 공동의장의 16억 달러 기부금을 언급했다. 이는 CNN이 지난달 보도한 기부금 중 단일 액수로는 가장 큰 규모다.
그는 ‘검은돈’이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에게 중요한 화두로서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궁극적으로 정치기부금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은 대중의 신뢰로 귀결된다”며 “검은돈은 대중 신뢰를 잠식한다. 우리는 대중 신뢰를 보호해야 하며 저는 그렇게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화당에서는 이처럼 정치기부금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민주당의 노력을 거부했다.
이번 대통령의 연설은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이와 관련 절차적 표결에 부칠 것이라는 연설을 한 지 하루 만이다. 공화당의 반대로 무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법안은 부정선거 배후에 누가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도록 투명성을 요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기부자 이름을 공개할 필요가 없는 정치 광고 비용을 지불하는 대부분의 독립 단체가 1만 달러(약 1393만원)이상 기부자 이름을 공개토록 요구한다는 점에서다.
슈머는 검은돈을 두고 “우리의 민주주의에 드리워진 베일은 모두 벗겨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법안이 통과되면 선거 기간에 기부받은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이나 검은돈이 의심되는 이들 등은 1만 달러 이상 기부자를 보고해야 한다”며 “마찬가지로 사법 지명자에게 돈을 쓴 단체들도 기부자들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은돈 공개법’은 지난 2010년 처음 하원을 힘겹게 통과했고 2012년 상원에서 두 차례 부결됐다. 매코널 당시 상원의원은 민주당이 노동조합의 편을 들기 위해 법안을 만들었다고 비난하며 “이 법안은 법원에서 보호해주는 기본적인 권리까지 뿌리치면서 (기부내용을) 공개를 해야 한다는 뜻인데, 이는 전례없는 요구”라고 반박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