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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벗은 유럽 관문 공항 90% 회복…인력부족에 승객제한

입력 | 2022-09-21 11:54:00


“출국시간이 최대 4시간까지 늘어났어요.”

지난 19일 오후 4시께(현지시간) 유럽 최대 공항인 네덜란드 스키폴국제공항 출국장에서는 국제선 비행기에 탑승하려는 승객들로 북적였다.

출국장의 항공사 발권 카운터에는 운영시작 전부터 승객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긴 줄을 서며 기다리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일부 승객들은 장시간 기다림에 지쳐 자리에 앉아 대기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스키폴 공항 출국장에서 만난 중년의 네덜란드 남성은 “라이언 에어를 타고 스페인 말라가로 가는데, 코로나19 이후 스키폴 공항도 보안검색원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평소 2시간 내외로 소요되던 출국 과정이 4시간 가량으로 늘어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유럽의 주요공항은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의 악재로 국제선 항공여객수가 급속도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공항에서 근무하던 직원수도 줄이면서 급증하는 여객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

스키폴 공항도 지난 2019년 7096만명을 처리하며 국제여객순위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이 자국에 유입을 차단하면서 지난해 여객은 651만명에 그쳤고, 이후 코로나19도 풍토병(엔데믹)으로 약화되면서 급감했던 항공여객도 2년만에 다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문제는 보안인력 등의 감소로 여객 처리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라는 점이다. 출국수속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하는 승객이 발생했고 승객들의 수하물이 제때 도착하지 못하면서 결국 딕 벤쇼프 스키폴 공항 최고경영자(CEO)도 급증하는 항공수요와 대규모 수하물 분실 사고에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스키폴 공항 그룹은 이례적으로 한국 기자들을 초청해 이날 현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실시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스키폴 공항의 비카 마케팅 팀장(Ms. Wieke Vrielink)과 키엘 디렉터(Mr. Kjell Kloosterziel)가 참석했다.

비카 팀장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인력부족 중 보안인력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고, 다각면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며 ”당장 보안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어서 CT스캔(컴퓨터단층촬영)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안인력을 충원하지 못하는 이유를 3가지로 정리했다.

비카 팀장은 ”기존 인력의 퇴직, 보건당국에 공항 인력 파견, 코로나19 이후 3년 사이 공항을 떠났던 인력들이 새직업을 찾아서 공항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항 출국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이에 따른 민원이 2000건에 달하는 실정이다“라며 ”비행기에 탑승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보상절차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키폴 공항은 특히 급증하는 승객을 처리하지 못하면서 지난 7월부터 승객수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카 팀장은 ”지난 7월부터 승객수를 제한하면서 8월부터는 출국 수속 지연에 따른 민원이 줄어들고 있다“고 부연했다.

비카 팀장은 네덜란드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네덜란드도 4차 접종을 다음 주부터 시작한다“며 ”보다시피 공항이나 외부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악수도 자연스럽게하는 상황이라 코로나19의 확산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의 관문공항인 스키폴 국제공항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7096만명을 처리하며 세계 두바이 공항과 영국 히드로 공항에 이어 세계 국제여객순위 3위를 차지한바 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이 자국에 유입을 차단하면서 지난해 여객은 651만명에 그쳤다. 이는 일일 20만명에서 1만8000명 수준으로 급하게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이용객이 급증해 일일 이용객이 17만~18만명까지 증가하며 예년과 비교해 90%까지 회복됐지만 직원수 부족으로 승객 처리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암스테르담(네덜란드)=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