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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공사 노조 “여직원 당직 감축이 대책? 명백한 차별”

입력 | 2022-09-21 14:58:00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같은 참사를 막기 위해 “여성 직원들의 당직을 줄이겠다”는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노동조합이 “명백한 차별”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21일 성명을 내고 “여성의 직무 수행 능력을 제한해 특정 업무에서 제외하는 것은 오히려 불이익 조치에 해당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여성계도 ‘일종의 펜스룰(Pence Rule)이고 여성 직원의 업무능력에 대한 폄훼로 이어질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면서 “누군가 할 수 없는 업무를 늘리는 것이 아닌, 누구나 안전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펜스룰은 2002년 마이크 펜스 당시 연방 하원의원이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아내 외의 여성과는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을 두고 만들어진 신조어로, 문제의 원인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돌리는 차별적 인식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노조는 김 사장의 발언을 비판하며 가장 시급한 것은 2인 1조 순찰 근무가 가능할 인력 충원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적자인 상황에서 증원은 불가하고 기존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라는 것이 보도로 알려진 서울시의 입장”이라며 “이는 서울시가 실질적인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하고 공사 뒤로 숨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역에서 2인 1조 근무를 하기 위해선 410명이 필요하다”며 “중도퇴직, 장기결원, 공로연수로 인력을 신규 채용하고 비대해진 본사·지원부서의 인력을 역무 현업으로 재배치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김 사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 업무보고에서 신당역 살인사건과 관련해 여직원에 대한 당직 배치를 줄이는 것을 재발 방지 대책으로 제시했다. 이를 두고 “여직원이 당직을 서서 발생한 사건이 아니지 않느냐” “남직원이 당하면 그때는 당직을 없앨 건가” “회사가 나서서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