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21일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을 이틀째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장관급 소환은 이번이 처음인데, 지난달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 절차를 마친 수사팀이 본격적으로 전 정부 외교·안보라인 윗선을 겨냥한 수사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이준범)는 전날(20일)에 이어 이날도 김 전 장관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김 전 장관은 2019년 11월7일 북한에서 넘어온 탈북어민 2명에 대한 북송 결정에 관여한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북한인권정보센터(NKDB)는 김 전 장관을 직권남용, 불법체포·감금, 증거인멸 등 혐의로 고발했다.
수사팀은 이날 김유근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도 소환했다. 김 전 차장은 어민 북송 당일 임의진 전 공동경비구역(JSA) 경비 대대장으로부터 ‘단결 ○○ 중령입니다. 오늘 오후 3시에 판문점에서 북한 주민 2명을 북측으로 송환 예정입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 전 원장이 국정원에 고발된 7월부터 실무자 및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이어온 검찰은, 지난달 대통령기록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한 뒤 본격적으로 전 정부 외교·안보 라인 등 윗선으로 소환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대통령기록관에서 나온 자료가 ‘유의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이 사건에는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서 전 원장 등 전 정부 외교·안보 지휘부가 피고발인으로 수사선상에 올라가 있다. 일각에서 검찰이 다음 달(10월)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이들에 대한 소환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