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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400원대 막아라”…한은, 14년만에 국민연금과 통화스와프 추진

입력 | 2022-09-21 20:15:00

뉴시스


한국은행이 14년 만에 국민연금과 통화스와프를 다시 추진한다. 최근 1400원 선을 위협하는 가파른 원-달러 환율 오름세 속에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국민연금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을 검토하고 있다. 한은과 국민연금의 통화스와프 계약이 성사되면 2005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통화스와프는 총 177억 달러 규모로 2008년까지 운용됐다.

이번 통화스와프 추진은 그만큼 외환당국의 원-달러 환율 방어가 절실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가 환율 상승 압력을 더 키운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 가운데 한 명은 올해 5월 금통위 회의에서 “국민연금의 경우 해외투자 비중을 계속 높이고 있다”며 “해외투자에 필요한 외화를 주로 현물환 매수로 조달하고 있어 해외증권투자로 인한 환율의 구조적인 절하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매년 200억~300억 달러 가량을 해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에 나설 때 외환시장을 통해 달러를 사들여 대규모 환전 수요가 발생하는데 환헤지를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간 원화 가치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면 국민연금은 한은에서 달러를 빌려 해외 투자에 나설 수 있다. 또 한은의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보다 공격적인 해외 투자가 가능해진다. 현재 국민연금의 단기외화자금 한도는 현재 분기 평잔 기준 6억 달러다. 국민연금은 통화스와프를 계기로 숙원 사업이었던 단기외화자금 한도를 상향 조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