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면접 물품 중고거래 인기 취업성공 인증 정장-구두 등은 ‘완판’ “이왕이면 ‘합격 물품’ 싸게 사고파”
지난해 국내 한 대기업에 입사한 최모 씨(32·여)는 최근 중고장터에 ‘대기업 공채 합격’을 강조하며 면접 때 입고 합격한 원피스와 블라우스 여러 벌을 올렸다. 최종 입사한 기업 이니셜과 함께 몇 군데에 합격했는지 상세히 적었다. 결과는 ‘완판’이었다. 그는 “합격 기운을 받고 싶어 하는 분들이 있어서 써 놨다. 취업준비생들의 마음을 나도 잘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당근마켓이나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취업이나 합격 경험을 내세워 면접용 의상 등을 파는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단순히 자신의 이력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자격증이나 합격 공지 사진을 ‘인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 대상도 옷이나 구두를 넘어 취업준비용 서적, 기업합격 족보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엔 기업면접 후기를 읽거나 취업 스터디에 참여하기 위해 주요 대학의 온라인 커뮤니티 계정을 3만∼5만 원에 사고파는 현상도 생겼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면접 의상처럼 평상시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의 중고거래가 더욱 활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