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직원 복지로 제공한 주택구입자금과 생활안정자금 대출이 사실상 직원들의 부동산 ‘영끌’(영혼을 끌어모아 투자)로 흘러들어갔다는 지적이 나왔다.
LH 직원을 대상으로 한 주택구입자금 대출이 5년새 건수는 17배, 금액은 29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게 사내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 인천 동·미추홀구갑)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LH 직원을 대상으로 한 주택구입자금 대출이 약 252억원, 생활안정자금 대출이 약 1550억원이 지원됐다.
전월세보증금으로 활용되는 주택임차자금 대출이 2017년 315건 188억5000만원에서 2021년 172건 135억8000만원으로 줄어든 것과는 대비된다.
특히 주택구입자금 대출과 생활안정자금 대출이 폭증한 기간은, 저금리로 국민들에게 일명 부동산 ‘영끌’ 바람이 불었던 시기와 겹친다.
두 대출 모두 2021년까지 2.4%의 고정금리로 제공(2022년 9월 현재 2.9% 변동금리)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평균 금리보다 낮아 부담이 적고, 무엇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잡히지 않아 일반 국민에 비해 주택구매가 훨씬 유리하다.
게다가 재직 중 1회 지원되는 7000만원 한도의 주택구입자금 대출과 따로 용도제한이 없는 3000만원 한도의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중복 수혜가 가능해 한꺼번에 최대 1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허종식 의원은 “국민들은 각종 규제에 막혀 내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데, LH 직원들은 DSR에도 잡히지 않는 국민 혈세를 사용하며 특혜를 받아온 것”이라며 “LH가 투기 등으로 공분을 사고 있는 만큼, 국민 눈높이의 맞게 사내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