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이 자칫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단협 안의 쟁점이 된 ‘평생사원증’ 제도 축소를 놓고 노사가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생산 차질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등 대내외 경영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고질적인 문제인 ‘노조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사는 이날 임단협 교섭을 실시한다. 이날 교섭에선 잠정 합의안 부결로 이어진 평생사원증 제도 축소에 대해 노사가 협상을 벌인다.
당초 올해 기아 임단협은 노사가 지난달 30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무리 없이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노조 내부 투표에서 조합원 절반 이상이 잠정 합의안에 반대하며 임단협 타결은 무산됐다.
기아 노조원들은 특히 평생사원증 제도 축소를 담은 잠정합의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 한 관계자는 “사측 합의안이 부결된 이유인 평생사원증 제도 축소에 대해 사측이 어떤 개선안을 내놓는지 보고, 노조가 이에 대해 어떤 결정을 할지 정하겠다”고 말했다.
기아 노조는 임단협 부결로 노조 내 세대 갈등인 ‘노노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견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신차 구입 시 혜택 축소는 시니어 조합원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결국 현장의 젊은 세대도 언젠가는 퇴직을 한다는 고민이 있고, 임단협 부결은 그에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사측에선 기아 최준영 부사장이 협상 테이블로 향한다. 국내 생산담당 대표이사인 최 부사장은 기아차 광주지원실장과 노무지원사업부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쳐 사내에서 대표적인 노무 전문가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 차질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미국 IRA 시행으로 미국 전기차 사업에도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