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서방에 대한 전방위적 에너지 압박을 이어가면서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는 등 위기가 심화하자,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미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아, 타격을 입은 유럽의 철강회사 등 제조업 회사들은 저렴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미국 시장으로 향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미국이 자국 내 생산시설 확대를 위해 주요 산업에 인센티브 제공 및 자국산 제품 우대 방침을 밝히면서, 이동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실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화학회사 OCINV의 아메드 엘 호시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텍사스에 암모니아 공장을 증설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인플레이션 감소법에 따른 세액공제 방침에 따라, 독일에서의 배터리 셀 생산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 이에 독일 배터리 기업들 역시 미국 시장으로 가야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 파격적 인센티브 제시한 美…수소 활용 기업 유치 전망
일부 경제학자들은 미국과 캐나다, 카타르 등의 천연가스 생산국들이 중장기적으로 러시아 대신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고군분투할 수 있다고도 내다본다.
러시아가 지금처럼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다면 에너지 가격은 더욱 폭등할 수밖에 없고 유럽 제조업계들은 심각한 타격을 입는 것이다.
파격적인 인센티브 정책으로 미국에선 화석 연료를 대체하는 핵심 키로 청정 수소를 꼽고 있으며, 유럽의 각 기업들 역시 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철강 회사 아르셀로 미탈사(Arcelor Mittal SA)는 이달 독일 공장 2곳의 생산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미국이 높은 경쟁력 있는 에너지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경쟁력 있는 수소를 제공하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