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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대금 처제 가상자산에 숨겨 세금회피…국세청, 체납자 527명 추적

입력 | 2022-09-22 12:05:00


가상자산을 처제에게 옮겨 숨긴 체납자 징수사례(국세청 제공)

비수도권 부동산을 수십억원에 양도한 A씨는 양도대금 일부를 가상자산인 이더리움에 묻은 뒤 양도소득세를 신고하지 않고 수억원을 체납했다.

A씨가 개인 전자지갑으로 옮겨둔 가상자산은 가상자산 추적 프로그램으로 확인한 결과,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최종적으로 처제 명의 가상자산 주소로 옮겨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거래소를 통하지 않은 개인간 거래를 추적하는 건 최초 사례다.

소프트웨어 개발법인 B는 보유하던 비상장주식을 양도하고 양도대금 일부를 사모펀드에 출자한 뒤 폐업해 강제징수를 회피했다.

국세청은 징수이래 최초로 사모펀드(약 1060개)에 투자한 체납자를 전수조사해 법인 B가 사모펀드에 양도대금을 숨긴 것을 확인, 출자금을 압류하고 추적조사에 들어갔다.

변호사 C씨는 최근 3년간 수십억원의 고액 수임료를 지인 명의 차명계좌로 받아 세금 수억원을 내지 않고, 본인 명의 재산은 없이 배우자 명의 고가주택에 살면서 배우자 명의 신용카드로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이처럼 세금을 내지 않고 재산을 은닉한 혐의가 있는 고액·상습체납자 527명에 대한 추적조사에 착수했다고 22일 밝혔다.

호화생활 혐의 체납자가 468명, 가상자산 등 신종 금융자산 활용 체납자가 59명 등이다. 이 중 후자에 대해선 강제징수를 추진하는 등 66억원을 현금징수·채권확보했다.

국세청은 “사모펀드 등 신종 금융자산 운용규모가 늘고 고액체납자의 새 재산은닉 수단으로 빈번히 활용돼, 신종 금융자산 기획분석을 확대하는 등 징수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고액·상습체납자 은닉재산은 조사역량을 집중해 끝까지 징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집중수해와 태풍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생계형 체납자에겐 납부기한 연장, 압류·매각 유예 등 세정지원을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체납자 은닉재산에 대해선 최대 30억원의 신고포상금을 지급한다.

국세청은 올해 지방청·세무서 체납전담조직을 재정비,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탐문·잠복활동과 재산추적조사를 집중 실시해 6월까지 1조2552억원을 징수하거나 채권확보했다.

직원명의 오피스텔 개인금고에 숨긴 현금 14억원 징수 수색사례(국세청 제공)

컴퓨터 판매업자 D씨는 세무조사를 받다 배우자 명의로 법인을 새로 세운 뒤 위장이혼하고, 운영하던 법인은 폐업한 뒤 직원 명의 오피스텔에 현금 14억원을 숨기고 살다 덜미를 잡혔다.

약국을 운영하는 E씨는 부동산 양도 뒤 강제징수를 피하려 사실혼 배우자 명의 아파트에 살면서 약상자 등에 현금 1억원을 숨긴 사실이 발각됐다.

금 거래소 운영자 F씨는 종합소득세 등을 내지 않으려고 부동산 등을 제3자에게 양도하고 사업장을 폐업해 납세를 피하려 했다.

개인금고로 개조한 차량 트렁크 등에 숨긴 현금·외화·골드바 등 13억원 압류 수색사례(국세청 제공)

그러나 국세청은 F씨가 살던 수도권의 부촌 고급아파트와 차량 트렁크 안에 개조해 만든 금고에서 총 13억원 규모의 현금과 외화, 골드·실버바, 각종 귀금속 등을 찾아내 압류했다.

G씨는 골프장 호황으로 이용자가 급증하자 연간 이용권 대금을 사업용 계좌가 아닌 별도계좌로 받고, 골프장 사용료 등을 현금으로 내게 유도해 강제징수를 회피하려 했다.

그러나 골프장 창고 안 금고에서 5000만원어치 현금다발이 발각됐고 압류한 계좌도 추심돼 총 6억원을 징수당했다.

국세청은 올 상반기까지 은닉재산 환수를 위해 민사소송 378건을 제기했고, 재산을 고의 은닉한 체납자 247명을 체납처분 면탈범으로 고발했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