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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남양유업 회장 일가, 한앤코에 지분 넘겨야”

입력 | 2022-09-22 11:52:00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할 당시 모습. 뉴시스

  남양유업 지분 매각을 둘러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사모펀드 운영사 한앤컴퍼니(한앤코) 간 민사소송 1심에서 법원이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다. 홍 회장 측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부장판사 정찬우)는 22일 한앤코가 홍 회장 등 3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주식매매 계약이 체결됐고 피고(홍 회장 측)들은 계약 내용에 대해 쌍방대리와 변호사법 위반 등을 주장했으나 피고들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앤코는 지난해 5월 홍 회장 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일체를 주당 82만 원에 매입하는 주식양도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주식매매계약에서 외식사업부 매각을 제외하는 합의를 지키지 않았고 계약 선행조건 중 하나인 오너 일가에 대한 예우를 이행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같은 해 9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한앤코 측은 홍 회장 측에 계약대로 지분을 넘기라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하고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해 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지분 매각 과정에서 홍 회장 측과 한앤코 측의 법률대리인을 동시에 맡은 점도 문제 삼았다. 쌍방대리로 계약 자체가 무효라는 취지다. 하지만 재판부의 홍 회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선고 직후 홍 회장 측은 “가업으로 물려받은 회사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쌍방대리 행위 등으로 매도인 권리를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며 “피고의 권리 보장을 위해 즉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한앤코 측은 “정당한 주식매매계약이 어느 일방의 거짓과 모함에 파기될 수는 없다”며 “계약의 기본 원칙과 시장질서가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이어 “(홍 회장 일가는) 법원 판결을 수용하고, 국민들 앞에서 스스로 약속했던 경영 일선 퇴진 및 신속한 경영권 이양을 이행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