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수도권 집중 호우로 차량이 잠긴 서울 강남역 일대. 동아일보DB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 폭염일수는 0일이었다. 폭염일수란 한낮기온이 33도 이상인 날 수다. 서울 폭염일수가 0일을 기록한 것은 2003년 이후 19년만이다.
기상청 전국 단위 관측이 시작된 이래 서울의 8월 폭염일수가 0일이었던 해는 올해를 포함해 총 11번이다. 하지만 대부분 1976년, 1979년, 1980년 등 2000년대 전이었다. 서울의 경우 도시화가 진행된 후 도심열섬 현상 등으로 인해 늘 한여름에는 높은 기온을 기록해왔다. 2000년대 들어서는 8월 폭염일수가 0일이었던 해는 올해를 포함해 단 3번이었다. 특히 2010년 이후로는 올해가 처음이다.
원인은 8월 중부 지방에 집중된 강수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장마가 끝난 뒤인 8월 초에도 많은 비가 쏟아졌다. 8월 8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던 것을 비롯해 가장 더워야 할 8월 초·중순 강수가 집중됐다.
이에 서울뿐 아니라 인천, 경기 양평, 강원 원주, 충북 제천 등 중부 지방 다수 지역에서 폭염일수가 0일을 기록했다. 중부 지방뿐 아니라 남부 일부 지역에서도 폭염일수 0일인 곳이 나왔다. 충북 제천, 전남 고흥, 경북 봉화 등이다. 기상청 공식 관측지점 62개 가운데 총 19개 지점에서 폭염일수가 0일로 관측됐다.
8월 수도권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거리에서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동아일보DB
반면 제트기류의 북쪽 경계선에 걸쳤던 우리나라에서는 강수가 계속됐다. 이렇게 제트기류가 정체했던 이유는 온난화로 극지방 기온이 오르며 남북간 기온차가 줄어든 영향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한편 23일 서울 등 중부 지방에는 돌풍을 동반한 비가 내릴 예정이다.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기압골을 타고 내려오면서 비구름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비는 강수 시간이 1시간 내외로 짧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예상강수량은 5~10mm, 강원 영서, 충청 5mm 미만이다. 기상청은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초속 15m(시속 55km)의 강풍이 부는 곳도 있겠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비가 지나고 나면 맑은 날씨가 찾아온다. 다만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한반도를 덮으면서 24일 서울 아침최저기온이 14도에 이르는 등 아침과 밤 기온이 뚝 떨어질 전망이다. 맑은 날씨로 낮 기온은 다시 오르지만, 밤에는 오히려 맑은 하늘로 인해 복사냉각(해가 지면 열을 반사해 떨어뜨리는 것)이 활발해지면서 기온이 더 떨어지겠다. 당분간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날씨가 계속되겠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